북한은 법치주의 국가인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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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법치주의 국가인가?(2)
강석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 기호일보
  • 승인 2020.03.11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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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강석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원장

북한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른바 ‘최고존엄이자 수령’으로 불리는 김정은을 제외한 모든 인민이 행하는 활동에 대해 관련법규의 저촉 여부를 매우 철저하고도 엄밀하게 심판을 받고 있으며, 설령 그가 ‘제2인자’로 간주되던 장성택이라라 할지라도 전체 인민이 보는 앞에서 ‘공개재판’ 과정을 거쳐 엄혹하기 이를 데 없는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다만, 갈등이나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를 심판하기 위한 사법부(司法府)에 가기 전 인민들이 소속한 기관이나 단체에서 국가보위상이나 인민보안성과 같은 기관원들의 해당 안건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한 상사나 지인(知人)의 권고나 권유 또는 강요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의 경우처럼 검찰이나 법원에서 직접 분쟁해결을 위한 절차나 과정이 매우 길고도 번잡(煩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고 하겠다. 아마도 이 경우 뇌물 공여나 인맥(人脈)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009년 8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방북해 ‘조선민족 적대죄와 국경무단침입죄 등으로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던 미국 케이블방송 ‘커런트TV’ 소속 중국계 ‘로라 링’과 한국계 미국인 ‘유나 리’ 등 2명의 여기자를 미국으로 데려왔던 경우, 2010년 8월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미국으로 데려왔던 경우, 이 밖에도 2011년 5월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미국명 ‘에디 전)를 비롯해 2014년 11월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 2017년 6월 ‘오토 웜비어’ 등의 전격적인 미국송환 사례 등은 바로 ‘헌법상 규정보다도 최고통치자의 결정이 앞서고 있음’을 나타내 주는 대표적인 경우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헌법(제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권 규정, 즉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주권은 로동자, 농임, 군인, 근로 인테리를 비롯한 근로인민에게 있다"라는 규정은 최고통치자인 김정은을 제외한 모든 인민에게 적용되고 있다. 바로 이런 연유 때문에 북한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5·16 군사정변’이나 ‘촛불혁명’으로 인한 박근혜 전(前) 대통령의 탄핵과 같은 사안이 발생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법치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진단을 하고 있는 바,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近視眼)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결국 ‘북한’이라는 국가(※ 물론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간에는 적지 않은 견해 차이가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상술(詳述)하기로 함.)도 적어도 외형적으로 보기에는 ‘법이 지배하는 법치국가’라고 볼 수 있으나 ‘카리스마적 존재’인 김정은이 그 법 위에서 좌지우지(左之右之)하는 초법적인 권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그 그늘에 가려 실체(實體)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뿐이다. 

요약하자면, 북한도 다른 법치주의 국가와 같이 입법·행정·사법 등 3권 분립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사회로, 이곳에서의 법치주의란 절대적 권한 내지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최고통치자’인 ‘수령’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인민에게 공평하고 일관되게 적용되는 원리이기 때문에 이것만을 갖고 북한이 ‘법치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는 단언(斷言)은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적용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같이 모든 인민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법(法)에 의해 엄격하게 적용받기보다는 혈연(血緣), 지연(地緣), 학연(學緣)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성분이나 토대를 기반으로 한 당원(黨員) 여부와 뇌물(賂物)의 다소가 현실적으로 ‘법의 심판’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특수한 사회인 것으로 해석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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