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 경영~반도체 검사장비 기술력 인정 ‘뚝심’ 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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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 경영~반도체 검사장비 기술력 인정 ‘뚝심’ 빛나다
안두백 에이티아이 대표
  • 이창호 기자
  • 승인 2020.03.13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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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에이티아이는 사람과 사람이 모여 만든 겁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은 사람을 가장 중시합니다. 훌륭한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힘을 쏟으면 인재가 오래 머물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두백 대표가 사옥 카페테리아에서 기업문화 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두백 대표가 사옥 카페테리아에서 기업문화 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두백(48)에이티아이㈜ 대표이사는 12일 직원들 사이 정치하지 않는 기업,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는 회사 만들기 등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안 대표는 1997년 8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영업사원, 관리자, 경영인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 지금의 에이티아이를 만든 장본인이다. 미국 EA GAMES에서 근무하던 중 IMF 위기를 맞은 한국에 잠시 도와주러 왔다가 에이티아이에 뿌리를 내렸다.

그는 "흔히 말하는 고이는 물을 없애기 위해 6개월에 한 번씩 인사이동을 한 적이 있다"며 "능력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직급을 없애 30살 팀장과 50살 팀원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오래 근무했지만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 엔지니어로 자기 맡은 업무만 충실하길 원하는 사람들도 있어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팀장·그룹장들을 팀원들과 바꿨을 때 ‘이게 회사냐’, ‘미쳤냐’라는 비난도 많이 들었다"며 "그래도 시간이 지나 문화로 정착하고 나니 이보다 더 좋은 인사제도는 없다고 직원들이 평가해 줘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만 60∼70세, 이런 식의 정년을 두려고 하지 않는다. 업무 능력과 건강이 허락한다면 오랫동안 회사를 위해 일해 주길 바란다. 다만, 팀장·그룹장 등 간부가 아닌 평사원으로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어야 한다. 안 대표 스스로도 조금 더 나이가 들면 회사 경비직을 맡으려고 준비 중이다.

에이티아이가 생산하는 설비제품.
에이티아이가 생산하는 설비제품.

IMF 시절 호황이었던 산업군이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 반도체 분야였다. 당시 안 대표를 포함해 에이티아이 직원 3명이 아이디어를 합쳐 자체 제작 설비(검사기)를 LG 오산공장에 납품하게 됐다. PCB 결함 여부 검사를 광학적으로 자동 검사하는 초정밀 자동화 검사설비를 개발한 것이다.

에이티아이는 사람이 하던 육안 검사를 ‘머신 비전(Machine Vision)’을 통해 자동 분석하고 검출해 공정품질과 수율 향상에 기여하는 설비를 상용화하며 성장 발판을 구축했다. 이때 설비 1대를 납품하면 회사 전체가 1년 유지가 가능했다. IMF가 오히려 기회가 된 것이다. 현재 PCB 사업 부문은 심텍, 삼성전기, 대덕전자를 고객사로 두며 내수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직원도 236명까지 늘렸고, 매출액은 2018년 693억8천만 원, 지난해 430억 원을 기록했다.

에이티아이는 수익을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기업문화도 만들었다. 일정 이상 매출 달성 시 25%를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나눠 준다. 2018년은 170억 원을 직원 전체에게 나눠 대부분 직원에게 연봉의 50%씩 돌아갔다. 성과급 제도는 사규에 못 박아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이고 업무효율도 향상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

에이티아이는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공유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이 원하는 좌석에 자유롭게 앉아 일하고 소통할 수 있다. 업무시간에는 사내 카페테리아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협업툴인 ‘팀즈’를 통해 문서 공유와 영상회의, 간결한 보고가 가능한 ‘스마트 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효율을 높이고 있다. 회사에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할 법한 ‘대표이사실’도 없어 안 대표도 공유오피스를 쓰고 있다.

안 대표는 AVIS-1200 설비에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 혼자 일본에 가 5대씩 셋업하기도 했던 설비로 에이티아이를 일으킨 설비라고 자부한다. 최초 개발한 AVIS-1000 설비도 애착이 가지만 완성도 면에서 부족함이 많이 느껴져 2위로 밀려났다.

반도체 제조공정 중 계측(Metrology), 검사(Inspection)장비는 반도체 제품 생산의 품질신뢰성과 안정성 제고 보장에 필수불가결한 핵심 관리 공정으로, 에이티아이는 고도의 검사 및 측정 기술이 요구되는 산업의 토대를 구축했다.

연탄나르기 봉사활동 에 참여한 직원들.
연탄나르기 봉사활동 에 참여한 직원들.

해당 사업은 RUDOLPH(미국), CAMTEK(이스라엘) 등 해외 기업이 시장을 잠식한 상황이었지만 에이티아이는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반도체 웨이퍼 검사설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2010년 IR52 장영실상(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을 수상했고 2014년 지식경제부 국가기술표준원, 2015년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활성화 유공 부문 대통령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에이티아이는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에 최종 선정됐다. 기술자립도를 높이고 미래 신산업 창출에 기여할 전문기업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총 1천64개 기업이 지원했고, 1차 서면평가와 2차 외부 전문가의 현장평가 및 기술평가, 3차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심층평가단의 심사를 거쳐 4차 대국민 공개 발표 평가까지 엄격한 심사 과정을 통해 최종 55개의 전문기업이 선정됐다. 안 대표는 4차 대국민 공개 심사에 참여해 공개 발표 및 질의응답을 통해 당사의 기술력을 알렸다. 선정 기업은 5년간 30개 사업에 대해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 자금, 연구인력, 수출, 마케팅 등 전 주기에 걸쳐 최대 182억 원을 지원받는다.

에이티아이는 지난해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신규 고용 창출 실적 및 청년 고용, 정규적 비율, 워라밸, 복지 및 급여 등과 관련한 회사의 적극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에이티아이 내 클린룸.
에이티아이 내 클린룸.

에이티아이는 기술 개발의 밑바탕은 ‘사람’이라는 경영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은 직원을 소중히 생각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사람 중심 경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직급이 아닌 직무·성과 중심의 인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 간 공통 호칭은 ‘OOO님’을 사용하고 있다. 나이나 경험, 성별, 직급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통해 보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추구하고 있다. 인재 중심 경영 방침을 토대로 전 임직원 중 연구개발인력이 65%를 차지한다. 

성과 중심 인사 및 복리후생 제도도 눈에 띈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사내체육관 자체 운영, 운동강사 초빙 레슨 지원, 사내 동호회 지원, 자기계발 지원, 징검다리 연휴 시 연차 사용 장려, 반일제 근로제도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8년부터 금연하는 직원에게 금연수당을 지급해 현재 95%의 직원이 금연하고 있다. 올해는 다이어트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에이티아이는 기혼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워라밸(Work Life Balance)을 추구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신설해 경력단절 여성을 채용했다. 아울러 매년 사랑의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사진=<에이티아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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