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2일 유튜브를 통한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된 만큼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 치료제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 그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상적인 절차를 걸치면 18개월 걸릴 과정을 6개월쯤 뒤에는 임상을 개시할 수 있도록 (비용이 들더라도) 무리한 개발 프로세스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현안인 마스크 대책도 내놨다. 생산 직원들이 사용하는 면 마스크를 100만 장 발주해 사업장이 있는 인천과 청주에 50만 장씩 제공하겠다고 했다. 마스크 필터와 관련해선 기존 필터를 대체할 수 있는 재질을 찾아 마스크 부족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주에는 OLED·반도체 장비와 2차전지, 나노 소재 등을 제조하는 ‘톱텍’이라는 업체가 마스크 제조 장비 50대를 제작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었다. 다음 달 초순에 장비를 완성하고 생산 라인을 갖추면 하루 300만 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이를 위해 톱텍은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마스크 제조·판매 및 서비스업’을 사업 목적에 새롭게 추가할 예정이다. 정부가 한 푼도 지원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마스크 수요가 사라지면 막대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큰 데도 이런 결정을 했다는 건 의미가 크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지 않았다면 결코 나오지 못할 결정이었을 것이다. 

반면 당정청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번 사태가 끝나면 초기 방역 실패와 함께 고위 인사들의 ‘위기의식이 결여된 경솔한 언행’도 백서에 남겨야 할 것 같다. "바이러스 확산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때문", "확진자 수가 느는 것은 국가시스템이 잘 작동한다는 의미", "대구를 손절해도 된다" 등은 본질을 흐리고 개선 방향을 왜곡한 대표적인 예다. ‘정부 무능이 낳은 참사, 슈퍼 전파자는 정부 자신’이라는 말처럼 현 상황을 정확하게 요약한 표현도 없을 듯하다. 메르스 사태 때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후 5년이 지났지만 무능한 정부에 의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25년 전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업은 이류, 공무원은 삼류, 정치권은 사류" 현상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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