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박상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최근 경영계에서는 애자일(Agile) 경영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애자일이란 번역하면 ‘기민한’, ‘민첩한’이라는 의미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얼마나 빨리 대응하느냐’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뜻이다. 적자생존은 과거의 생존전략이고 오늘날은 속자생존(速者生存), 즉 빠른 자가 살아 남는다가 대세다.

에너지경제신문(2020.2.2.)에 의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6.8%를 고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왔으며,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국내와 주요기관 및 투자은행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최대 2.3%(OECD)에서 1.8%(LG경제연구원)까지 낮게 전망하고 있다. 낮은 경제성장 예측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젠 기업의 경영환경은 저성장, 고실업률, 고위험, 고규제 등이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짧은 호황과 긴 호황의 뉴노멀로 인해 기업은 ‘불황이 오기 전에 생존 및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신속하게 만들고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으며, ‘신속하게 만들고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신속한 결정과 피드백이 요구되는 ‘애자일 인재육성’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애자일 경영 이전에 전 세계적으로 큰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위대한 기업’ 연구자들의 시각은 다른 것 같다. 짐 콜린스와 모튼 한센은 ‘위대한 기업의 선택(2011)’에서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니까 결정도, 행동도 빠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파멸을 자초하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또한 이들은 무엇이든 빨리 하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믿음이야말로 ‘뿌리깊은 미신’일 뿐이라고 한다. 

올해 글로벌 정치경제 상황은 한마디로 바람 앞의 등불과 같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으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국·이란 간 분쟁, 미·중 무역 분쟁과 같은 대외문제에 더해 코로나19 및 앞으로 다가올 4월 총선 등으로 국내 상황도 여의치 않다.  이처럼 불확실하고 복잡한 상황은 올해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수많은 기업들은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조직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을 스마트하게 구축해 상황에 잘 맞게 대처해야 한다. 

그렇다면 애자일 경영방식의 조직문화가 왜 필요할까. 요즘 애자일 경영방식이 더욱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밀레니얼 세대(Y세대)라는 새로운 노동인력 유입을 비롯해 과거 조직체계 방식의 한계로 인해 새로운 전략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현대사회를 VUCA시대로 부른다. 변동성(Volatility: 불안정성),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city), 모호성(Ambiguity)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를 예민하게 고민하는 기업 사이에서 관습과 기존형식을 탈피하고, 기성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간의 적극적인 상호 소통을 통해 결론을 빠르게 실행하는 전략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변화와 혁신을 리드하는 애자일 조직문화를 잘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애자일 리더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첫째, 그들은 미래를 확신하고자 깊은 소명의식과 명료한 전략적 방향을 지니고 사람과 조직을 이끄는 리더를 육성해야 한다. 조직 안팎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함께하고 있는 일과 그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믿는다. 둘째, 그들은 진정성 있고 개방적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헌신을 이끌어내는 가치에 따라 움직이는 리더를 육성해야 한다. 서로 신뢰하고 긍정적인 주변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동료들과 개방적이고 투명한 관계를 맺는다. 셋째, 그들 리더들은 타인을 믿고, 자율 경영팀들이 조직의 방향과 목적에 의거, 가능한 고객에 가깝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한을 부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과 리더 간의 신뢰 구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넷째, 그들은 공동의 결과를 달성하고 사일로를 타파하기 위해, 팀별로 협력하는 사람들과 함께 조직 전반의 협업을 장려하는 리더를 육성해야 한다. 

이렇듯, 애자일 조직문화는 신속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하며, 구성원 개개인을 존중하고, 공유와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수평적 조직문화가 특징이므로 현재와 미래의 新패러다임인 애자일 리더를 육성하는 것이 조직의 힘을 극대화하는 작지만 강한 혁명이 아닐까.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