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사무소 맞춤형복지팀의 도움으로 가족과 단절됐던 치매홀몸할머니가 20년 만에 가족의 품에 안기게 됐다.
 

16일 강화읍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군 콜센터에서 80대 홀몸할머니와 안부전화 중 생활이 많이 어렵다는 걸 알고 읍사무소 맞춤형복지팀에 연계했다.

맞춤형복지팀이 할머니 집을 방문했을 때,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벽을 짚지 않고는 한 발자국도 걷지 못했다. 불편한 다리로 화장실을 제때 가지 못해 방과 부엌에는 소변 냄새가 심하게 났으며, 쥐 배설물과 쓰레기 등이 겹겹이 쌓인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또 귀가 전혀 들리지 않고 치매 증상이 심해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맞춤형복지팀은 즉시 할머니를 사례관리대상자 및 긴급 생계급여대상자로 선정하고, 집 안 청소와 이불·옷 등을 지원했다. 아울러 걷지 못하는 할머니를 업고 다니며 치매 진단, 청각장애등록, 장기요양등급 판정, 기초생활수급 등의 신청도 도왔다.

할머니는 남편의 폭력으로 집을 나와 가족과 단절된 채 거주불명 상태로 어렵게 생활을 이어갔다. 자녀에게는 미안한 마음 때문에 만나지 못했고, 그나마 명절 때 가끔 전화하던 아들마저 20년 전부터 연락이 끊기게 됐다. 읍사무소는 기초생활수급 관련 부양의무자 조사 과정에서 아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만남을 주선했다. 아들은 어머니를 찾아와 눈물의 상봉을 하고, 본인이 사는 집으로 모시고 갔다.

아들은 "읍사무소 직원들이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자신의 부모처럼 업고 다니며 돌봐줬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승섭 읍장은 "앞으로도 맞춤형복지팀을 중심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강화=김혁호 기자 kimhho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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