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인천교통공사와 미추홀보건소 등이 흡연부스를 폐쇄했지만 대부분의 구청 건물 내 흡연부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돼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인천의 한 구청 흡연부스에서 시민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이 촘촘해지고 있지만, 흡연부스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6일 미추홀보건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안역 남광장과 북광장에 위치한 흡연부스를 지난달 26일 잠정 폐쇄했다. 인천교통공사도 최근 인천터미널에 있는 흡연부스 2개를 폐쇄했다.

같은 이유로 연수구는 청사 내 2개 흡연부스에 대한 폐쇄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 결정할 방침이다. 옹진군 또한 방역 작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흡연부스 폐쇄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서구와 미추홀구는 밀폐된 흡연부스 없이 개방형 흡연구역을 운영해 별도의 폐쇄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나머지 7개 군·구는 청사 내 흡연부스를 폐쇄하지 않고 정상 운영 중이다. 대체할 마땅한 흡연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대체 공간 없이 흡연부스가 폐쇄되면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흡연부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구 직원들이라 시급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밀폐된 흡연부스 특성상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경북 청도대남병원의 흡연부스에서 감염 확산이 시작됐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부천시 등 타 지자체도 흡연부스 폐쇄 여부를 논의하는 중이다.

일반적인 흡연부스 크기는 약 3.3㎡로, 좁은 공간 안에서 여러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질병관리본부의 권고사항인 비말(침방울) 감염 범위 2m 거리 두기를 지키기 어렵다. 특히 부평구와 중구·동구 등은 흡연부스가 청사 밖 마당에 설치된 탓에 민원인을 비롯한 불특정 다수가 오가며 이용하고 있어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미추홀구보건소 관계자는 "흡연실은 좁은 공간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담배를 피우거나 바닥에 침을 뱉는 행위가 잦아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감염 원인이 비말에 있다는 발표도 있고, 청도대남병원 사례도 있어 빠른 폐쇄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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