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이 클린 프린서플 깨끗한 기준을 제시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보다가 좀 짜증나서 사실 그렇게 풀타임으로 보지 못했어요”, “태스크포스팀이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서”, “하드랜딩에 도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상파 방송의 심야시간대 토론 프로그램의 사회자 혹은 토론자들이 이처럼 문맥에 맞지 않는 외국어를 빈번하게 사용할 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약어를 쓰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위원회 산하 방송언어특별위원회(위원장 고흥숙)가 지난 2월 한 달간 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 KBS 2TV `100인 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MBC TV `MBC 100분 토론' 등 심야토론 프로그램 3편을 대상으로 언어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토론자들은 “제조업 움직임을 봐서는 레벨업되는 것을 봐서는”, “국민들의 팔로우십이 없으면”, “제가 좀 스토리를 압니다만”, “일각에서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이 아니냐 이렇게 비판하는 것도”, “총선 올인이라고 해서” 등 외국어 의존도가 심각했다.
 
또한 각 프로그램의 사회자는 토론자에 비해 더욱 신중하게 언어를 구사해야 함에도 다음과 같이 우리말 표현에 신중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진행하는 프로세스 과정을 뒤돌아보시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다 이렇게 짚어볼 필요”, “로드맵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첫번째 어젠다입니다”, “입당하신 케이스인데요” 그뿐 아니라 `당청협의'(여당과 청와대간의 협의), `공선법'(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후단협'(후원단체협의회) 등 약어를 그대로 사용해 뉴스나 시사에 밝지 않은 시청자들이 토론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적지 않았다.
 
언어특위는 이와 관련, “토론 프로그램은 신속한 여론수렴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이들이 올바른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사회자와 토론자들은 정확한 언어로 의사표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이에 따라 해당방송사에 불필요한 외국어와 지나친 약어 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고 “프로그램 사회자들이 우리말 순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외국어와 지나친 약어를 남발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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