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집회 코로나19 소규모 지역확산 (PG)./연합뉴스
종교집회 코로나19 소규모 지역확산 (PG)./연합뉴스

성남과 부천·수원지역 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다가오는 주말 교회 주일예배 개최 여부에 지자체와 시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7일 경기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도가 파악한 도내 교회 수는 총 6천578곳에 이른다. 이들 중 40%에 달하는 2천635곳이 집회예배를 실시했다. 집회예배 실시 교회 중 23.5%인 619곳에서는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비치, 예배 참석자 간 2m 이격거리 유지, 집회 전후 사용시설 소독 여부 등의 예방수칙 중 1개 이상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도 조사에서 드러났다.

 대형 교회들은 관할 지자체의 종교행사 자제 권고에 따라 대부분 가정 예배나 인터넷 예배 등으로 주일예배를 대체했고, 일부 중소형 교회는 체온 측정과 신원 확인, 소독 실시 등 방역 절차를 비롯해 찬양대 및 점심식사 미제공 등 예배 규모를 축소했다.

 다만, 작은 교회의 경우 인터넷 예배로 전환이 어려워 평소처럼 신도들이 모여 올리는 예배 형식을 고수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성남 ‘은혜의강’ 교회도 신도 수가 130명가량으로 온라인 예배 시스템을 갖출 여건이 되지 못해 현장 예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은혜의강 교회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55명으로 늘었다.

 소형 교회의 예배 개최를 바라보는 지자체와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상황이 이러하자 도는 예방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집회예배를 실시한 교회에 밀접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발동했고,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경기총)도 예배 자제를 권고하는 입장문을 냈다.

 경기총은 입장문에서 "도민의 생명 안전과 교회, 성도의 생명 안전을 위해 철저하게 예방수칙을 준수해 소수의 집회(예배)라 할지라도 모범을 보여 주기를 요청한다"며 "가능한 집단감염의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당분간 온라인과 영상, 가정 예배와 방송 예배로의 전환을 권면한다"고 산하 교회들에 요청했다. 이어 "작은 교회도 이번 기회에 유튜브 방송을 개설하는 것을 권장하며, 교회 홈페이지를 통한 방송 예배나 각종 기독교방송을 통한 방송 예배로의 전환을 적극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도내 일부 교회는 다가올 주말에 현장 예배를 비대면 방식으로 대체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의 한 교회에 다니는 A씨는 "이미 교회에서 현장 예배 규모를 많이 축소해서 방문하는 신도 수가 극히 적은 실정인데, 이를 원천적으로 막는 건 심한 느낌이 있다"며 "마치 기독교인을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모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김강우 인턴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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