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을 결정한 가운데 세부 내용에 대한 미흡한 설명으로 인해 도내 교육 현장이 혼란을 호소하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질병관리본부 등 전문가들이 밀집도가 높은 학교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가정과 사회까지 확산할 위험성이 높으므로 안전한 개학을 위해서는 현 시점으로부터 최소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이에 따라 전국 학교 신학기 개학일을 4월 6일로 추가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휴업 장기화 상황에서 학습 결손 및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개학 후 정상적으로 학교에 복귀할 수 있도록 촘촘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교육부의 휴업 연기 결정은 각 시도교육청과 질병관리본부, 학부모 및 교육 현장 의견을 반영한 조치"라며 반겼다.

그러나 유 장관이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될 경우에는 4월 6일 이전에도 개학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추가 개학 연기도 가능하다"며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개학 시기를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교육 현장에 혼란이 일고 있다. 이미 3차례의 개학 연기 조치가 이뤄진 상황에서 개학 시점의 유동 가능성에 대한 설명으로 인해 학교는 물론 학부모들도 앞으로의 대비 방안을 고민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학사일정에 대해 전국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자체적으로 법정 수업일수(초·중·고교 190일, 유치원 180일)를 감축하도록 권고하면서 지역별로 학사일정에 큰 편차가 발생해 향후 대학입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유 장관은 이날 대입 수능 일정의 변경 계획에 대해 "개학 후 학사일정이 시작돼 1학기 학생평가가 언제 완료되는지 시점을 알아야 하는 만큼 개학과 동시에 대입 일정을 발표하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도내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4월 개학은 기정사실화돼 있던 상황에서 학사일정 조정에 대한 교육부 차원의 방침을 마련하지 않은 채 연기된 개학일만 발표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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