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구리시 명소를 쉬엄쉬엄 걸으며 지난 겨울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고 만물이 소생하는 이때, 봄바람의 정취를 마음껏 느껴 보자.

 고구려의 성지 아차산과 조선왕조 500년을 돌아보는 역사·문화의 출발지인 동구릉이 있는 구리시에서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명소의 숨겨진 속살을 살펴보며 아름다운 봄날의 추억을 가슴 깊이 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구리의 명소로 알려진 구리둘레길은 왕숙천 체육공원, 장자못, 한강, 아차산을 연결하는 4개 코스 39.4㎞로, 강과 산 그리고 198만㎡의 자연이 숨쉬는 도시숲, 동구릉으로 연결돼 있다. 

 시는 둘레길 중간중간 방문객이 쉴 수 있는 파고라와 자전거 거치대, 의자가 있는 쉼터를 왕숙천변에 3개, 한강시민공원에 2개를 조성했다. 또 방문객 편의를 위한 아름답고 세련된 안내시설을 설치하고 훼손된 보행로도 정비했다. 

 특히 코스별 특색에 맞게 아차산과 한강의 유래, 동구릉 역사, 왕숙천 지명 유래 등 길 안내시설 7종 100여 점을 설치해 걸으면서 구리시의 역사도 알고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아차산 보루길은 500m 간격으로 수목표찰 및 간이 이정표, 현재 위치안내판 등을 설치해 등산객들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봄바람을 가슴으로 느끼며 걷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구리시의 주요 명소와 가 볼 만한 곳, 먹거리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조선왕조 500년의 숨결, 동구릉

 2009년 6월 유네스코위원회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구릉은 조선의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릉을 비롯해 왕과 왕비 17위의 유택이 마련돼 있는 곳이다. ‘동쪽에 아홉 개의 왕릉이 있다’ 해서 이름 붙여진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왕릉군이다. 

 동구릉은 조선왕조 전 시기에 걸쳐 조성됐다. 동구릉이라 부른 것은 추존왕 익종의 능인 수릉이 아홉 번째로 조성되던 1855년(철종6년) 이후의 일이며, 그 이전에는 동오릉, 동칠릉이라 불렀다.

 약 198만㎡의 넓은 대지 위에 소나무·참나무 등 수십 종의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뤄 도심 속 휴양지로 자리잡고 있으며, 해마다 평균 수만 명의 관광객이 붐비고 있다.

장자호수공원.
장자호수공원.

# 도심 속의 자연생태학습장, 장자호수공원

 장자호수공원은 시가 토평지구 장자못의 수질을 개선해 조성한 곳이다.

 한때 오·폐수로 악취가 진동하던 장자못이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말끔히 단장됐다. 산책로로 조성된 하천 제방변에 수목을 심는 등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환경을 가꾼 결과, 2005년 2월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 복원 우수사례’ 지역으로 지정됐다.

 10만7천385㎡ 면적에 3.6㎞의 산책로가 있어 가벼운 운동과 나들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야외 무대에서 각종 음악회·전시회 등이 주말에 열리고,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널리 활용되면서 일일 이용객이 수천 명에 이른다. 

구리한강시민공원.
구리한강시민공원.

# 아름다운 꽃의 메카, 구리한강시민공원

 시원한 강바람이 초록의 싱그러움을 더하는 구리시민공원은 어린이에게는 자연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자연학습장으로 열려 있으며, 어른에게는 도심을 벗어난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리한강시민공원에 조성된 꽃단지는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곳이다. 매년 5월에는 유채꽃 축제가, 9월에는 코스모스 축제가 열린다.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13만2천여㎡의 드넓은 코스모스 단지가 소개되면서 구리시민은 물론 이웃 시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 고구려 역사의 보물창고, 아차산

 서울과 구리시에 걸쳐 있는 아차산은 해발 300m 남짓 되는 야트막한 산으로, 산세가 험하지 않아 구리와 인근 시민들이 가벼운 산행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40분 정도의 등산로를 오르면 한강과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전망이 일품이다.

 조선시대에는 봉화산을 포함, 망우리 공동묘지 지역과 용마봉 등의 광범위한 지역이 모두 아차산으로 불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일대에는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보루 20여 개가 있는데, 발굴조사 결과 고구려 군사유적으로 중요성이 인정돼 2004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구리타워.
구리타워.

# 혐오시설에서 탈피한 구리타워

 구리타워가 있는 구리자원회수시설은 하루 200t의 생활폐기물을 완벽하게 소각처리할 수 있는 친환경 소각시설로 소각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구리자원회수시설은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한 우수 사례로 국내외에 알려져 전국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 일반인 등 매년 수만 명이 견학하고 있다.

 특히 혐오시설로 여겼던 소각장의 굴뚝을 이용해 지상 100m 높이에 전망대와 회전식 레스토랑을 설치했고, 시설 내에 실내수영장, 축구장, 게이트볼장 등을 만들어 시민의 여가 활용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 84개 공공소각시설 최초로 환경부로부터 ‘통합환경허가’ 1호 사업장으로 인증받았다.

# 사시사철 살아있는 나비를 볼 수 있는 곳, 곤충생태관

 구리하수처리장에 위치한 곤충생태관은 사계절 곤충이 서식할 수 있는 330여㎡의 유리온실과 231㎡ 규모의 표본전시실 및 영상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각양각색의 나무와 꽃이 있고 나비류, 수서곤충류, 장수풍뎅이를 비롯해 육상곤충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수질오염의 지표가 되는 각종 민물고기와 수생식물, 식충식물 등이 서로 어우러져 있다.

고구려대장간마을.
고구려대장간마을.

# 관광명소로 떠오른 고구려 대장간마을

 2009년 4월 경기도 2종박물관으로 등록된 아천동 우미내 소재 고구려대장간마을은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가 촬영됐던 곳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천동 316-47 일대 총면적 약 4천900㎡에 아차산 고구려 유적 전시관과 야외전시물로 구성돼 있다. 유적 전시관은 아차산 보루에서 출토된 토기류, 철기류와 자료 등 352점의 고구려 유물을 전시 중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고구려의 진취적인 기상과 찬란했던 문화를 이해하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대장간마을에는 웅장한 시설과 장비들이 갖춰져 고구려 철기문화의 우수성을 이해할 수 있으며, 여러 채의 집들과 거리는 실물처럼 섬세하게 꾸며져 있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 싱싱한 과일과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 농수산물도매시장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소비자에게는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생산자에게는 출하된 농산물의 적정 가격을 유지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유통시설로 1997년 설립됐다.

 편리한 교통망과 넓은 주차장,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고 2003년 수산2동을 추가 개장, 다양한 먹거리를 구비한 원스톱 쇼핑체제를 구축하는 등 쾌적한 유통환경과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유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구리시민은 물론 많은 수도권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돌다리 곱창골목.
돌다리 곱창골목.

# 돌다리 곱창골목

 구리전통시장 돌다리 인근에 위치한 곱창골목은 1998년 조성돼 지금은 시의 새로운 먹거리 문화장소로 소개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전통의 손맛, 현대적이고 편안한 실내 분위기는 가족단위뿐만 아니라 20대에서 중장년 층에 이르기까지 많은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구리=윤덕신 기자 dsyun@kihoilbo.co.kr

사진= <구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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