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부터 수출까지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국이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미 올해 1분기 역(逆)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상황에서 국제신용평가사 등이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점치면서 침체 진입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이 1년 안에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33%에 이른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해외 경제분석기관의 전망도 나온다.

 22일 블룸버그가 경제분석기관 및 투자은행(IB)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한국이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33%로 집계됐다.

 이 확률은 코로나19의 타격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올해 1월까지만 하더라도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2월에 들어서면서 20%, 3월에는 33%로 가파르게 높아진 상황이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곳은 스코샤뱅크로, 한국이 절반의 확률로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장 긍정적으로 전망한 곳은 침체 확률을 20%로 본 소시에테제네랄이었다.

 경기 침체는 생산·소비·투자 등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경제 규모가 축소되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 실질 GDP가 전기 대비 2분기 연속 감소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정의한다.

 당장 올해 1분기부터 GDP가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1.2%로, 예상을 뛰어넘었던 데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월 20일 처음 등장해 1분기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14개 경제분석기관 및 IB의 전 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성장률 가중평균치는 마이너스(-) 0.9%로 나타났다.

 노무라증권이 -3.7%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했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1.4%)와 바클레이스(-1.3%)가 그 뒤를 이었다.

 1분기에도 전기 대비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HSBC도 성장률 전망은 0.3%에 그친다. 소시에테제네랄은 0.1% 성장을 예상했다.

 관건은 2분기 성장률이다.

 영국의 정보제공업체 IHS는 한국의 올해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9% 감소하고, 2분기에도 0.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최근 "한국 경제가 상반기에 기술적 침체에 진입한 뒤 하반기 반등할 것"이라며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전 분기 대비 -0.6%, -0.9%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뒤 3분기와 4분기에는 0.9%, 0.8%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이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기 대비 GDP 증감률은 2003년 1·2분기(각각 -0.7%·-0.2%) 이래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이전 기록을 살피더라도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7년 4분기∼1998년 2분기가 유일한 경기침체 국면이다.

 1분기와 2분기가 모두 역성장하면 한국의 연간 성장률 역시 휘청일 수밖에 없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아시아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며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0%로 낮췄다.

 한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가 벌어진 1998년(-5.1%)뿐이다.

 이외 43개 기관이 내놓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가중평균은 1.6%로 집계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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