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하 부천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나성하 부천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한 달도 채 안 남았지만 코로나19 소식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다. 최근 뉴스 98%가 코로나19 관련이고 나머지 2%는 날씨 이야기라고 할 정도다. 봄은 왔지만 내 옆의 봄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코로나19 파괴력은 대단하다. 

1948년 5월 10일, 대한민국 최초로 민주적 선거가 실시된 첫 국회의원선거 이후 스물한 번째로 치러지는 국회의원선거가 4월 15일 실시된다. 이번에 뽑힐 국회의원들은 2020년 5월 30일부터 2024년 5월 29일까지 국민을 대표해 일하게 된다. 선거 관련 현안과 이슈들이 국민 관심의 하단으로 밀려나 있지만 전국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은 묵묵히 바쁘게 4월 15일 치러질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지금까지는 예비후보자들이 얼굴을 맞대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이번 주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 후보자의 선거운동도 절정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할까? 국민을 대표해 일할 사람이 전과가 많은 사람이거나 고액의 세금을 오랫동안 체납 중인 사람이라면 어떨까? 각 후보자의 면면을 잘 알 수 있도록 국가와 각 후보자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들은 참 많다. 대표적으로 각 가구에 보내는 선거공보에는 후보자의 공약이나 학력·경력, 재산, 세금납부 실적 이외에도 병역사항과 전과기록까지 들어 있다. 또한, 현역 국회의원이 선거에 출마한다면 처음 국회의원이 된 후 지금까지의 의정활동을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의 권리이자 의무인 법안 발의를 그들이 얼마나 충실히 수행해왔는지는 국회 의안정보시스템(likms.assembly.go.kr/bill)에 들어가 보면 확인할 수 있다. 

후보자들의 공약도 따져 봐야겠다. 허황되고 현실성 없는 화려한 공약을 남발하며 우리를 현혹시키는 후보자는 조심해야 할 것이다. 지역구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될 수 없는 국가사업이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복지나 지역개발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는지도 따져봐야 하겠다. 후보자 정당의 정책이나 공약은 정책·공약 알리미사이트(http://policy.nec.go.kr)에서 알아볼 수 있다.

짐 캐리가 주연한 ‘브루스 올마이티’라는 영화에 "신이 세상 모든 사람의 기도를 다 들어줬더니 세상은 엉망진창이 돼 버리고 말았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지역 모든 사람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울 수는 있겠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최선의 후보자에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후보자에게, 차선이 아니면 차악의 후보자에게 투표해 보자. 몇 해 전 세상을 떠나면서 여러 미담이 인용됐던 한 재벌회장이 있었지만 그라고 모든 것이 완벽했을까? 흉보다 칭찬이 많은 것은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뜻일 테다. 

아울러,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투표소에 가는 것이 꺼려질 선거인을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각 시군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모든 투표소와 기표용품의 철저한 방역과 손소독제, 비닐장갑 비치는 기본인 ‘안심투표소’를 준비 중이다. 투표소 입구에서의 발열 체크를 통해 열이 나지 않는 선거인만 투표소에 입실시킬 예정이고 열이 있는 선거인은 투표소 입구에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병원, 수용소에 있거나 자가격리 중인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동이 제한되고 있으며 일반인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 머물게 하고 있는데 확진자 역시 거소투표 방법으로 투표가 가능하다.

찬란한 봄은 왔으나, 전국의 수많은 이가 눈물나게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세상은 아름답다"라는 뉴스 앵커의 말을 되뇌어본다.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꾸고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내는, 함께 새로운 꿈을 꾸는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그리고 코로나19를 이겨낸 우리의 투표는 역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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