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해진 인천 자동차 정비업체 전경.<사진=독자제공>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해진 인천 자동차 정비업체 전경.<사진=독자제공>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일한 대가를 받기 어려웠다면 이번 코로나19 여파는 일거리 자체가 사라진다는 게 다른 점입니다."

인천시 서구에서 자동차 수리·보수도장 등 정비회사를 운영하는 ㈜비알오토솔루션 변규환(37)대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인천지역 자동차 정비업계의 어려움을 이같이 호소했다.

변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는 인천에서는 나름 규모가 큰 유명 정비업체다. 국내외 모든 차량에 대한 전문 수리 및 도장 등을 작업한다. 20여 명의 정직원들이 근무하며 월평균 매출도 1억 원이 넘는다. 이 회사와 연계된 2·3차 정비회사 직원도 100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에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인천지역 자동차 정비업계는 대형 업체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소규모 업체다. 규모를 떠나 그동안 계속된 경기 불황 속에서도 정비업은 꾸준한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고 한다. 어떻게든 인력 또는 월급 감축 등은 피하려고 하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인천지역 내 전반적으로 일거리가 줄어들어 개인이 운영하는 정비업체는 일거리가 없어 경제적 타격을 받는 것으로 안다"며 "규모가 있는 업체도 인력 감축을 시행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지만 정비업계는 정부의 지원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는 직원들과 월급 감축 등을 통해 생존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남동구의 A자동차정비업체 C대표는 코로나19 여파를 견디기 어려워 휴업을 고려하고 있다.

C대표가 운영하는 정비업체는 지난달까지 3∼4곳의 기업체 차량 정비 및 관리를 책임졌다. 단골손님도 적지 않았다. 개인 업체지만 2명의 직원을 고용하며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줄어든 일거리와 밀린 인건비 등으로 지난달 직원들을 내보내야 했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는 정비업체에 단 1명의 손님도 찾아오지 않았다.

그는 "20년 가까이 정비업을 해 왔지만 지금처럼 일거리가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지역경제는 순식간에 무너질 것 같다"고 한숨을 토해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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