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진흥과 지역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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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진흥과 지역문화재단
전승용 인하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 산학협력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3.25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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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용 인하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 산학협력교수
전승용 인하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 산학협력교수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춘 듯하지만 그래도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함께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기대하게 하는 희소식들도 들려온다. 연수문화재단이 3월 공식적으로 출범했으며,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중구문화재단 설립 준비도 2021년도 출범을 목표로 재개됐다고 한다. 지역문화재단은 2005년 문화예술진흥법 제4조 제2항 "특별시·광역시 또는 도는 지방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하게 하기 위해 재단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추가되면서 지역문화재단 설립 근거가 마련됐다. 이후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지역문화재단 설립과 사업영역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1997년 7월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지역문화재단을 설립했고,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강릉시가 1998년 11월 처음으로 지역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지역문화재단 설립은 꾸준히 증가해 2019년 기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6개 광역자치단체가 지역문화재단을 설립했으며,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87개 자치단체가 지역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인천에는 인천문화재단(광역문화재단), 부평·서구·연수문화재단(기초문화재단) 총 4개의 지역문화재단이 설립돼 있다. 중구를 포함해 여러 기초자치단체에서 지역문화재단 설립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지역문화재단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가의 문화정책이 국민 기본권으로서의 문화적 권리 확보에 기반한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 시대’를 지향하고, ‘지역문화분권’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문화재단의 기능과 역할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의 문화정책은 하향식 방식(Top-down)의 ‘문화의 민주화’ 정책에서 상향식 방식(Bottom-up)인 ‘문화민주주의’ 정책으로 그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단체 중심의 지원에서 일반 시민, 생활문화 동호회 지원 등 문화활동 지원은 혜택의 관점에서 문화적 권리(문화권)를 중심으로 한 시민의 문화권리 확보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0년 2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제2차 지역문화진흥계획(2020~2024)’을 발표했다. 제1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2015-2019)이 지역문화 정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전문인력 양성, 생활문화 진흥 등 전반적인 지역문화 역량을 강화하고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중점을 뒀다면, 제2차 기본계획에서는 ‘포용과 혁신의 지역문화’라는 비전에 따라 시민의 참여로 문화자치 생태계 구축, 포용과 소통으로 생활기반 문화환경 조성, 지역의 개성 있는 문화 발굴·활용, 문화적 가치로 지역의 혁신과 발전이라는 4개 전략과 15개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지역문화의 자율성과 권한을 확대하는 법·제도와 재정적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 주목된다. 

지자체가 직접 다양한 주체들 간의 소통과 협력을 지원하는 지역문화협력위원회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지역문화진흥법을 개정하고, 지자체 대상 공모사업을 선정할 때 ‘문화분야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시 가점을 부과하는 방법 등 지자체가 지역 주민의 높은 문화서비스 수요를 반영한 예산을 편성·확대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지역문화재단은 문화예술정책의 공급자가 아니라 지역문화 거버넌스의 한 주체로서 지역문화 정책 주체들(공공·민간)의 협력 플랫폼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과 현장의 다양한 영역의 문화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수요를 반영한 공공문화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지역문화재단은 지역주민들의 문화예술 활동 허브로서 지역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문화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정책 추진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연일 코로나19 확산 소식으로 모두가 마음이 지쳐가는 요즈음이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노란 꽃망울들은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음을 알려준다. 코로나19 확산과 움츠러든 경제로 문화예술도 많이 힘든 시기이지만 그래도 봄은 온다. 조금 늦은 봄을 기다리며 모두의 건강과 도약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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