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난 20일 자신의 아내를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은 일반사건과는 좀 다르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살해한 동기가 특정 종교에 빠진 아내가 가정일에 소홀하고 자신을 무시했다는 불만에서 비롯된 흔치 않은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자식을 낳고, 수십년을 함께 살았지만 아내의 종교때문에 논쟁을 벌이다 결국 살인이라는 종착역을 택했다. 종교의 최종 목적이 인간을 사랑하고 좋은 일을 하면, 죽어서 천국이나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공동 목표임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벌어지곤 한다. 이번 살인 사건에서도 보듯이 종교를 믿고 있던 아내는 남편과의 말다툼에서, `너같은 인간하고는 말도 하기 싫다'는 등의 인격을 무시하는 말을 했던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남편 역시, 경찰조사에서 아내가 종교생활을 시작하면서 집안일을 등한시 했으며 자신이 남편취급을 받지 못할 정도로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들은 특히 신앙이 인간에게 추구하는 목표와는 동떨어진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기에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어떤 종교나 인간에게 추구하는 목적은 거의 비슷하다. 서로를 사랑하고, 좋은 일을 베풀며, 이웃을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인생을 살다 보면 자신에게 복이 돌아오고, 죽어서도 영생하거나 천국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종교가 소중하기에 우리는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절에 가고, 성당이나 교회를 찾아 기도를 한다.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남편은 어떠한 이유의 변명도 통할 수가 없고, 그러기에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바꿀 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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