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성남 분당갑은 지난 총선에서 현역 김병관 의원이 1기 신도시 조성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깃발을 꽂은 곳이다.

판교신도시 조성 이후 4차 산업을 선도하는 IT 대표기업들과 공공임대아파트가 들어서며 젊은 층이 유입돼 진보층 표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강하다. 앞선 지방선거에서도 이재명 시장(재선)과 은수미 시장의 당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보수 텃밭에서 진보 강세 지역으로 선거지형이 바뀐 곳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지역 이슈로 떠오른 판교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 전환과 서현 공공주택지구 개발 문제가 가장 큰 변수다. 10년 공공임대아파트는 분양가 산정 방식 등의 논란으로 주민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고, 서현지구도 교육과 교통 문제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다. 해당 지역구 시의원은 주민소환이 추진 중이다.

모두 국토교통부와 LH가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들 표심이 현 정부에 대한 거부감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김병관(47)·미래통합당 김은혜(49)후보도 이러한 현안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김병관 후보는 서현지구 교통·교육 문제 방안으로 ▶서울지하철 3·8호선 연장 ▶분당∼오포 간 도시철도 ▶분당∼상대원동 간 도로(오포 연장) ▶수서∼광주 복선전철(도촌·여수역 신설) ▶서당사거리 지하차도화 개선 ▶서현동 4곳 초·중학교 과밀학급 해소 및 서현지구 내 학교 신설 등을 추진, 이뤄 내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국토부 등과 협의를 이어가며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교통과 교육 문제는 주거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에 지역 최대 화두로 삼고 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며 "판교 공공임대도 주민 편에서 단지별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국토부에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MBC 앵커 출신인 김은혜 후보는 끈질긴 집념의 기자정신으로 분당·판교의 현안들을 해결하겠다는 각오다.

1기 신도시 재생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도시재생지역진흥지구로 지정, 서울지하철 3·8호선 연장과 판교∼오포선 시설 등 기존에 추진하던 교통인프라 사업을 법적 근거로 만들어 체계적인 분당·판교의 리디자인을 이뤄 낸다는 포부다.

여기에는 ▶재개발·재건축 추진 시 저리의 건설자금 융자 지원 ▶부동산 관련 조세 감면 ▶세입자 장기 저리 융자 지원 및 주택 우선 공급제도 ▶분당선 열차칸 증설 ▶광역교통망 노선 다양화 등 세부적인 공약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서현지구를 전면 백지화하고 그 부지에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서면 교육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판교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문제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후보는 "서현지구 같이 교통 체증과 교육수요 등을 고려하지 않고 주민 동의 없이 진행되는 개발은 난개발에 불과하다"며 "21대 국회에 입성하면 국토교통위원회로 들어가 국토부 장관과 LH를 상대로 판교 주민을 대신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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