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위생정책과 직원이 24일 장안구 정자동 한 음식점에서 안전한 가게 수칙 포스터를 부착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24일 오후 2시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중심상가에서 영업 중인 한 백반집. 연두색 형광 조끼를 입은 수원시청 위생정책과 소속 공무원 2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이 한 명도 없어 텅 비어있는 가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식당 종업원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 소독제가 담긴 분무기를 비롯해 ‘조용히 식사하기’ 캠페인 구호가 적힌 테이블 알림판을 펼쳐 놨다.

시 위생지도팀 이민희 팀장은 가게의 한 직원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사회적 거리 두기’ 점검사항과 정부 및 지자체에 건의할 사항 등에 대해 2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다른 공무원은 식당 입구 및 내부의 한 벽면에 최대한 손님 간 접촉을 멀리 하도록 테이블 간격을 넓혀 앉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부착했다.

이 팀장은 경상북도 경주에서 한 식당 주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종업원에게서 ▶감염관리책임자 지정 ▶이용자 및 종사자 마스크 착용 여부 ▶종사자 1일 2회 발열 확인 여부 등 8가지 점검사항을 확인했다. 종업원들은 "안 그래도 작은 가게인데 떨어져서 앉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체온계를 구할 수 없는데 어디서 얻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예방수칙 이행을 약속했다. 이어 공무원들은 주변 고기요리 전문점을 찾았다. 좋지 않은 얼굴로 이들을 맞은 가게 사장은 이 팀장의 사회적 거리 두기 점검사항 질문에 답을 하면서도 소상공인 지원책 등을 묻거나 임대료 부담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곳은 평소 복지관과 노인정에서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많아 점심시간대 손님이 끊이질 않는 지역 맛집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관내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발길이 뚝 끊긴 상태였다. 이 팀장은 건의사항을 적고, 소독제로 테이블 닦는 법이나 직원 마스크 착용 등을 강조한 뒤 다른 가게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밀접이용제한’ 현장점검을 진행하면서 점검 대상은 아니지만 기존 성업을 이루던 가게에 대해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 홍보를 진행했다. 홍보 대상 업소는 관내 243개소 식당으로, 각 행정복지센터나 주민단체를 통해 성업 여부를 확인한 후 선정됐다. 오는 4월 5일까지 진행된다.

경기도의 밀접이용제한 행정명령에 따른 점검 대상은 도내 노래연습장 7천600여 개소, PC방 7천200여 개소 등 모두 1만5천여 개소다. 도는 18일부터 계도기간을 갖고 이날부터 점검에 나섰다.염태영 시장도 이날 온라인 언론브리핑에서 개인위생에 철저를 기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오늘 점검한 가게들은 행정명령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지역사회 감염 예방을 위해서라도 캠페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예방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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