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위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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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위로 외
  • 홍봄 기자
  • 승인 2020.03.26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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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위로
에마 미첼 / 심심 / 1만8천900원

이 책은 반평생에 걸친 우울증 회고록이자 일 년간의 자연 관찰 일기다.

 저자인 미첼은 가벼운 무기력증에서 자살 충동에 이르기까지 우울증의 다양한 양상을 경험하며 그런 시기마다 자신을 위로했던 자연의 모습을 생생한 글과 그림, 사진으로 옮긴다. 매일 산책길에서 동식물을 관찰하고 스케치하고 사진으로 찍는 과정이 쌓여 가장 힘겨운 날에도 회복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됐다. 

 책은 가을에서 시작해 겨울을 견뎌내고, 새싹이 움트는 봄과 뜨거운 여름을 지나 다시 가을로 돌아오는 여정에 자연과 계절의 변화뿐 아니라 그가 겪는 감정의 변화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섬세한 문장과 함께 책의 갈피마다 조화롭게 배치된 사진과 스케치, 수채화는 그가 보고 듣고 느낀 자연을 책을 통해 온전히 만끽할 수 있게 한다. 

 또 내밀한 심리와 자연의 풍경을 능숙하게 넘나들며 자연이 주는 심신의 치유 효과를 생화학과 신경과학 연구에 근거해 설명한다. 자연이 인간의 심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인용해 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 분비 촉진 등의 효과를 제시한다.

 이 밖에도 숲을 거닐며 직접 경험한 자연의 임상적 치유 효과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냉이를 간단히 스케치하거나 상모솔새를 수채화로 그리는 것, 쉽게 찾을 수 있는 식물들로 채집 표본을 만드는 것은 산책 자체만큼이나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연필로 새매의 모습을 그럭저럭 비슷하게 그려 보는 것은 그렇게 하도록 영감을 준 새와의 만남만큼이나 마음속의 복잡하고 어두운 생각을 쫓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자는 항우울제나 상담치료 같은 기존의 의료적 처방에만 의지하거나 자연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라고 믿는 대신 치료와 자연을 상호보완적으로 이용하며 요동치는 마음의 균형을 잡는다. 우울증을 제어하려면 ‘자연 속에서의 산책, 창의적으로 보내는 시간, 그리고 홀로 있을 때 곁을 지켜줄 호박색 털북숭이 친구라는 방어용 무기를 갖춘 일상적 전투’가 끊임없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아낌없이 풀어놓는 기술과 지식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상적 자연에서 거대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풀꽃 한 포기에서 기쁨을 찾고, 수천㎞를 날아온 제비를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린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폭풍이 거세게 휘몰아치는 날에도 창밖의 초록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숙면의 모든 것
니시노 세이지 / 브론스테인 / 1만3천800원

수면 부채(睡眠負債, Sleep debt)라는 말이 있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해 생기는 건강에 부정적인 누적 효과를 뜻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치매와 암 그리고 우울증과 같은 치명적인 건강 문제부터 고혈압, 비만, 당뇨와 같은 생활습관병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한다. 

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약 7시간 41분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그보다 적은 6시간이다.

스탠퍼드 수면생체리듬(SCN)연구소 소장이자 스탠퍼드대학교 교수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잘못된 수면 상식을 바로잡는다. 어떻게 해야 수면 부채를 줄이고 숙면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지 고심한 끝에 8장으로 나눠 다양한 상황별 수면 습관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 성인을 위한 올바른 수면 습관은 물론이거니와 직장인, 학생, 노약자 등 개인에 맞춘 수면 습관도 제시한다. 수면 부채에 대한 개념을 세세히 알려 주고 있으며, 수면장애의 종류와 증상을 담아 수면장애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수면제에 관한 지식과 현명하게 수면제를 활용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더 패치 
존 맥피 / 마음산책 / 1만6천 원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미국 논픽션의 대가 존 맥피의 산문집이 국내 첫 출간됐다. 

맥피는 1965년부터 뉴요커 전속 기자로 활동하며 서른 권이 넘는 저작을 발표하고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글쓰기 수업을 45년간 진행했다. 1960년대 트루먼 커포티, 톰 울프 등이 주도한 ‘뉴저널리즘(New Journalism)’의 영향을 받은 그는 지질학, 자연, 역사, 스포츠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방대한 관심사에 대해 글을 써 왔다. 면밀한 구성을 통해 논픽션의 ‘사실’을 넘어 ‘감정’을 이끌어 내는 그에게 비평가들은 ‘독창적인 논픽션(Creative Nonfiction)’ 장르를 개척했다는 찬사를 보냈다. 

이 책은 저자가 그간 썼던 기고문과 개인적으로 써 왔던 글을 모았다. 아버지의 임종에 대해 쓴 ‘더 패치’로 책의 첫 장을 열면서 글쓰기의 내밀한 기원이자 아버지와의 추억이 서린 특별한 공간(패치)으로 독자를 단숨에 이끈다. 1부에서 골프, 미식축구, 라크로스, 곰 등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정확한 역사적 사실과 삽화, 추억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글을 엮는다면, 2부에서는 1950년대부터 잡지 기사로 썼던 존 바에즈, 토머스 울프 등에 대한 프로필, 허시초콜릿 공장 방문기, 미국 정계의 골프클럽 ‘버닝 트리’ 등 미국의 정치·문화사에 관한 소재들로 흥미를 더한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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