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로 매출이 70%로 줄고, 2년째 일하던 알바생도 더 이상 나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취재 중에 만난 수원 인계동 나혜석 거리에서 15년째 음식점을 하는 김모(51)씨의 하소연이다.

사실 이런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긴급추경예산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 있는 이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소상공인의 경영 어려움을 돕기 위해 3개월 동안 10∼50%까지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확산되면서 선한 캠페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 운동도 임대인 결정에 따라 임대료 인하 여부가 진행되기 때문에, 복불복 (福不福)이다.  

앞서 만난 김 씨는 "정부에서 임대료 낮춰주는 임대인을 지원한다고 하는데, 임대인이 안 낮추겠다고 하면 그만 아닙니까. 아직 소식이 없다"며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착한 임대인을 지원한다고 하지 말고 우리에게 직접 제대로 지원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실시한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 1천71명의 90.3%는 착한 임대인 운동으로 실질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개선점을 묻는 질문엔 ‘소상공인에게 직접 임대료를 지원하라’는 응답이 60.6%로 가장 높았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임대료 감면은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다"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즉 코로나19 전세계적으로 팬데믹 상황에서 3개월 유예는 무의미하다는 성토다. 

이미 임차료가 매출을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내일 당장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소상공인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생사의 고비다. 정부의 긴급정책자금 지원 역시 결국 대출이다. 하지만 빚을 내면서까지 장사를 이어가는 급박한 상황 속에, 그 빚을 대출받기에도 길이 너무 멀다. 

살아야 한다. 그래야 한다. 정부의 보이기식 지원 말고, 실질적인 응급소생책이 필요하다. 결국 상식적 관료주의를 뛰어넘지 못하면 골드타임을 놓치게 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