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와 얼굴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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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와 얼굴 마스크
최순자 인천아카데미 이사장/전 인하대 총장
  • 기호일보
  • 승인 2020.03.26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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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인천아카데미 이사장
최순자 인천아카데미 이사장

고전적 경영학개론에는 리더십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 ‘관리(management)형’으로 본인의 지식과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점검하고 챙기는 형이다. 다른 하나는 ‘관계(relationship)형’으로 타인과의 네트워크를 중요시 하는 리더십이다. 작금의 전 세계를 강타하는 코로나19 사태를 접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대통령과 정부에 어떤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을까? 어제 지인이 보내준 인천 송도동의 사진 한 장. 50여 명의 시민이 마스크를 사려고 언제 차례가 돌아올지 모른 채 늘어선 긴 행렬. 대구의 17세 소년이 비오는 날 마스크를 사려고 5시간을 기다린 끝에 원인이 의문으로 남은 병명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 의료현장에서 고생하는 많은 의료진들이 그들에게 공급돼야 할 필수품을 기다리면서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는 현실이 지금의 한국이다. 

 중국 우환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고 한국에 발생했던 지난 1월 말, 전염병 전문가들은 예측할 수 없는 전염병 예방과 확산 정지를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그들이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 아마도 관계를 중시한 우리 정부가 최악이 아닌 최선의 시나리오에 더 무게를 뒀을지도 모른다. 눈 깜짝할 사이 선제적 대응을 놓친 우리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1월 28일 2명에서 시작해 3월 24일 현재 9천37명 확진자와 1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리와 비슷하게 초기 대응에 자신만만하던 미국도 큰 어려움으로 덮치고 있다. 

 정부로서는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겠지만, 건강한 국민을 보호해 더 이상 감염자 확산을 막는 일도 중요하다. 국민을 코로나19로부터 사회적 거리를 두는 방법은 나라마다 다르다. 아파트 주거가 50% 이상이고, 도심에 인구가 몰려있는 우리나라 특성상 마스크는 중요한 방어 용구이며 정부도 그렇게 지침을 줬다. 결국 우리 국민에게 마스크는 최대의 방어수단이다. 그러나 정작 마스크 수급 측면에서 정부는 아무런 준비가 없었다. 솔직히 관계를 중시한 정부가 중국으로 수출을 눈감아줬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 수급 하나 제대로 대처 못하는 대한민국. 

 똑같은 코로나19 현상에 대한 다른 나라 정부는 어떠한 리더십을 보였으며, 그 중간 결과는 어떠한가. 타이완은 중국이 우한을 봉쇄한 1월 23일부터 순차적으로 중국발 입국을 제한했다. 2월 7일에는 중국과 홍콩·마카오로부터의 외국인 입국도 전면 중단시켰다. 마스크에 대한 조치는 더 획기적이었다. 1월 24일부터 마스크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2월 6일에는 ‘마스크 실명제’를 실시하면서 건강보험 카드로 1주일에 어른은 최다 3개, 아동은 5개만 살 수 있게 했다. 우리보다 한 달 앞선 선제적 대응책 결과, 3월 21일 현재 타이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53명이다. 우리나라가 절친한 친구라고 믿었던 베트남은 냉철한 판단으로 한국인은 물론 이웃나라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더니 3월 21일 현재 감염 확진자가 92명이다. 

 뉴질랜드는 일찌감치 모든 공항을 봉쇄하더니 3월 21일 현재 52명의 확진자로 자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 세계 어느 곳에서든 자국민 보호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은 철저한 관리형 리더십에 기반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철저한 관리형 리더십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 한국에서 두 명의 확진자가 나온 1월 28일, 우리 정부는 중국에 마스크·방호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때 이미 인천공항은 마스크를 담은 중국인 보따리상으로 가득 찼으며, 아직까지도 대중국 또는 해외로의 마스크 수출은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된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면서 신뢰를 잃자, 불평하는 국민에게 무언가 빨리 보여주려 함이었을까. 현실과 동 떨어진 대책에 골탕 먹은 국민의 아우성은 더 커졌고, 정부는 연일 수정하기 바빴다. 

 마스크 수급에 대해서는 완전 무정부 상태와 같았다. 급기야 정부는 마스크 수급에 대한 또 다른 ‘마스크 5부제’ 정책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아침 송도동에는 1인 2장의 마스크 구입을 위해 긴 줄에서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의 현 주소다.  이러다가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마스크로 시작해 마스크로 끝나는 것이 아닐까 심히 걱정스럽다. 유독 중국과는 관계를 중시하고, 일본에는 감정이 앞서서 이성적 판단이 부족해 보이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처. 이번 사태만이라도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처럼 정부의 철저한 관리형 리더십을 기대하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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