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희 경기남부보훈지청 보훈과장
이종희 경기남부보훈지청 보훈과장

감미로운 바람과 부드러운 햇빛, 진달래의 화사한 자태가 싱그러운 봄날, 들리는 소식과 보이는 환경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코로나19가 삶의 기본틀을 마비시키고 사회질서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감염병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우리를 고통 속으로 내몰고 있다. 전쟁을 경험한 어르신들은 지금 상황이 전쟁과 같다고 한다. 그만큼 어렵고 절박한 시기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전쟁과 기아, 역병에 굴하지 않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세웠다. 나의 노력과 희생으로 우리, 이웃, 사회, 국가가 건강해진다면 기꺼이 그 대열에 동참했다. 

지금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내 건강과 안전은 물론이고 타인을 위해서도 실천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리적 차단이다. 인간관계의 단절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심리적 가까워지기도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심리적 가까워지기는 통신매체를 통해 국가와 사회 일반의 공통주제에 대해 의견과 생각을 공유할 때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시민들에게 이 시기에 생각해야 할 주제로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념하고 기억할 것을 제안한다.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은 서해수호의 날이다. 서해상에서 벌어진 북한의 도발에 맞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55용사를 기리고 한반도 평화와 국토수호 의지를 다지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금년은 3월 27일로 5회째를 맞는다. 정부 기념행사는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 참여마당에서 전사자유족, 참전장병, 정부 주요인사, 군 주요직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그 규모가 축소되고 매년 경기도에서 거행하던 지방행사도 취소됐지만 그 의미는 국민 모두가 잊지 말고 널리 고양해야 할 것이다. 

55용사는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윤영하 소령 등 여섯 분,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으로 전사한 이창기 준위 등 마흔여섯 분과 한주호 준위,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도발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 등 두 분이다. 그리고 전사한 분과 더불어 당시 도발에 맞서 싸운 모든 용사의 공훈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55용사를 비롯한 참전장병들은 그 날도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70년 전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북한의 침략을 막아낸 것처럼. 

지금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도 전문가의 노력과 국민의 단합된 의지로 퇴치될 것으로 믿는다. 전문가의 부단한 연구와 실험으로 치료제, 백신 등이 개발될 것이고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실천이 사회적 경험으로 축적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감염병 차단을 위한 노력은 물론 55용사를 비롯한 호국영령의 그 희생과 공헌을 잊지 않고 계승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이 영속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오늘 ‘그날처럼, 대한민국을 지키겠습니다’라고 호국영령들께 약속하고 다짐해 본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