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코로나19로 인한 예상치 못한 공백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학습 공백’, ‘복지 공백’, ‘의료 공백’, ‘소득 공백’ 등 거의 모든 영역을 망라한다. 무엇보다 경제가 위태롭다. 모두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특히, 하루 매출이 생업과 직결되는 소상공인분들과 지역 소비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인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공감을 넘어 마음이 아릴 정도다. 숙박업소 사장님은 친구들에게 ‘매일 공친다’고 했더니 ‘요즘 골프 치냐’고 되물었다는 웃픈 현실을 전하셨다. 세탁업소 사장님은 지금쯤이면 겨울옷 세탁물이 쏟아지는 시기지만 올해는 한가하기 그지없다며 연신 한숨만 내쉬셨다. 음식점도 심각한 상황이다. 외출을 꺼리면서 외식이 줄어들자 매출이 눈에 띄게 급감했다. 수익은 없는데 원재료비와 공과금 등 고정비용은 변동 없이 나가니 손해는 당연지사다. 

그렇다고 문을 닫을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경제 공백’만큼은 어떤 수를 동원해서라도 필사적으로 메워야 하기에 정부와 자치단체도 앞다퉈 전에 없던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시-군·구’의 촘촘한 연대와 함께 우리 구도 11개에 달하는 소상공인 종합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이뤄지는 지원책은 대부분 자금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끄기엔 당연한 대책이다. 하지만 지금은 비접촉을 실천하는 동시에 매출을 끌어올림으로써 조속히 자금이 순환하는 ‘소비자-소상공인-중소기업인’을 이어줄 보다 강력한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이에 딱 들어맞는 매개체이자 인천의 자랑인 지역화폐 플랫폼이 있다. 경제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매출이 일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서구는 인천 지역화폐 플랫폼과 연계된 서로e음을 동력제로 최대 22% 캐시백이란 역대급 혜택을 시작했다. 서로e음은 55만 서구민 중 30만여 분이 사용할 만큼 단기에 일상생활 속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소상공인 종합지원대책에 맞춰 서로e음은 혜택플러스 가맹점에서 결제 시 구에서 추가로 캐시백을 5%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면 기본 캐시백 10%와 혜택플러스 가맹점의 할인(3~7%)에 그 5%를 더해 최소 18%에서 최대 22%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서구 내 혜택플러스 가맹점 수는 820여 개소로 가능한 한 빨리 3천개소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뿐 아니다. 지역화폐에 참여하는 모든 소상공인분들에게 수수료를 지원한다. 혜택플러스 가맹점 중 전년도 매출액이 10억 원 미만인 경우, 이번 지원을 통해 서로e음 결제수수료를 최초로 제로화한다. 여기에 더해 전국 최초로 사업자 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혜택플러스 가맹점 전용 사업자카드(B2B)도 발행한다. 

배달서구도 힘을 보탠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보편화된 요즘 시기에 구민분들이 치킨, 피자 등을 배달할 때도 풍성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안성맞춤이다. 소상공인분들 또한 광고비·중개 수수료를 포함한 각종 수수료를 일체 내지 않아도 돼 파격적인 지원일 뿐더러 배달대행업체와도 연계해 편리하게 주문·접수·배달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돕는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기존 배달앱에 내던 수수료(결제액의 10~20%)를 절감할 수 있으니 절대 놓칠 수 없는 혜택이다. 4월 중으로 관내 모든 음식점이 참여하도록 해 배달서구의 넘치는 혜택을 더 많은 구민분들과 소상공인분들이 받도록 할 계획이다. 

온라인몰 매출 증대에도 사력을 다한다. ‘코로나19 극복 기획전’이란 이름으로 마스크와 손 세정제부터 ‘땡처리 기획전’ 등 가성비 으뜸상품에 쌀·과일·반찬 등 다양한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리서구몰(56개 업체)과 냠냠서구몰(50개 업체)의 혜택도 상향, 결제 시 4%의 캐시백을 무한대로 지급한다. 업체는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 30만 사용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소비자는 전국 최저가격으로 좋은 제품과 맛있는 식품을 구매하니 이런 게 진짜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다. 

인천 지역화폐는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제 위기를 살릴 방어막이자 연결고리인 동시에 가장 합리적으로 모든 구성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강력한 견인책이다. 지난 1950년 한국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 이래 인천의 최고 자랑거리가 되리라 믿는다. 이 자랑거리를 이번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여 적시적기에 활용하자.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은 지금, 우리 모두가 살기 위한 처절한 매달림이자 무너져가는 경제를 순환시키는 유일한 동력 장치가 바로 인천 지역화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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