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일부 주택재개발정비사업구역의 현장설명회 입찰보증금이 너무 높아 시공사들 사이에서 수의계약을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공공지원 민간임대(옛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에서 일반 재개발로 전환한 인천 송림1·2동구역(3천693가구) 시공사 선정은 유찰됐다. 현장설명회에 현대엔지니어링만 단독 참여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진행한다. 30일 현장설명회 후 4월 20일 재입찰을 실시한다. 입찰 보증금은 150억 원(현장설명회 전까지 현금 50억 원, 입찰 전까지 현금 100억 원)이다.

지난 23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금송구역(3천965가구)도 유찰됐다. 삼호·대림그룹 컨소시엄만 단독 참여했기 때문이다. 입찰 보증금은 100억 원(현장설명회 전까지 현금 50억 원, 입찰 전까지 현금 50억 원)이다.

이처럼 현장설명회의 입찰보증금이 이례적으로 높게 책정되면서 업계에서는 입찰 전 일부 시공사와 사전 조율한 상태에서 입찰공고를 내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A건설 관계자는 "현장설명회 보증금이 50억 원이 넘는다는 것은 이미 점찍어 둔 건설사와 얘기가 다 됐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중소 건설사들은 참여도 하지 말라는 것과 같아 재개발시장의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비가 1조8천880억 원에 달하는 한남3구역(5천816가구)도 현장설명회 보증금이 25억 원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인천의 재개발사업 보증금이 50억 원을 넘기는 것은 이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국 주요 재개발구역의 현장설명회 보증금은 대흥1구역(1천95가구) 2억 원, 갈현1구역(1천116가구) 5억 원, 반포1단지 3주구(2천91가구) 10억 원 등이었다.

한편, 송림1·2동구역은 송림2동 160 일원(15만3천784㎡)에 지하 3층·지상 45층 규모로 아파트,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등을 짓는다. 금송구역은 송림동 80-34 일원(16만2천623㎡)에 지하 3층·지상 46층 규모로 아파트 등을 건설한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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