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3시께 만석공원 제2야외음악당에 마련된 푸드트럭존이 텅 비어 있다.  박종현 기자
지난 27일 오후 3시께 만석공원 제2야외음악당에 마련된 푸드트럭존이 텅 비어 있다. 박종현 기자

"창업할 때 했던 대출을 다 갚기도 전에 차를 팔게 생겼습니다."

수원시 장안구 만석공원 제2야외음악당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한숨이 부쩍 늘었다. 2년 전부터 시에 푸드트럭 영업신고를 내고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 1월 말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손님 발길이 끊겨 울며 겨자 먹기로 장사를 접어야 하는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7일 취재진이 찾은 공원 내 푸드트럭존에는 이 구역임을 안내하는 노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지만 푸드트럭은 찾아볼 수 없었다.

A씨는 푸드트럭 대신 지인을 통해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A씨가 아는 푸드트럭 사장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공장을 찾거나 대리운전, 택배를 하는 등 사실상 장사를 포기한 상태다.

심각한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당장 은행에 갚아야 하는 대출금 마련을 위해 푸드트럭을 팔려고 해도 코로나19 사태로 차량 가격이 폭락하면서 돈을 구할 수가 없다.

2016년부터 매일 야간에 운영 중인 수원남문시장 푸드트럭거리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 18곳 가운데 8곳만 장사하고 있다.

A씨는 "3천여만 원을 대출해 중고 트럭을 구매하고 주방시설을 마련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대출금의 절반도 값지 못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봄철 행사마저 모두 취소됐다"며 현재 심정을 토로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기도내 푸드트럭 사업자들이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지자체 행사 및 축제 개최가 불투명해자 청년창업의 바람을 타고 한때 호황을 누렸던 푸드트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29일 경기도와 시·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푸드트럭은 창업과 폐업을 거듭하면서도 2017년 154대, 2018년 196대, 2019년 297대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다.

그런데 최근 푸드트럭 사업자의 한 해 매출이 몰려 있는 3·4·5월 행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모조리 취소되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는 푸드트럭이 늘고 있다는 게 현장 종사자들의 얘기다.

그나마 일부 지자체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숨통이 트일 수는 있지만 해당 시·군에 거주하지 않으면 이마저도 소용이 없다.

푸드트럭 사업자들은 현재처럼 행사나 축제 시기에 영업을 하지 못하면 일반적인 소상공인보다 같은 기간 대비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예상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소상공인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푸드트럭 사업자를 포함한 소상공인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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