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구단 사장·단장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 모여 코로나19에 따른 리그 개막일·운영 방식을 협의하기 위해 대표자회의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12개 구단 사장·단장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자회의를 열어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된 시즌 일정을 큰 폭으로 축소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20시즌이 개막하면 현행 38라운드(풀리그 방식으로 팀별 33경기+상·하위 6개 팀별 5경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스플릿 시리즈 없이 33라운드나 32라운드(정규리그 22라운드+스플릿 10라운드) 혹은 27라운드(정규리그 22라운드+스플릿 5라운드) 등 여러 방식이 논의됐지만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개막 시점이 미뤄지고 있어 경기 수가 축소되는 부분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리그 개막 시 홈·어웨이 경기 수에 불균형이 발생하더라도 각 구단이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불리한 부분을 감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대표자들은 개막 뒤에도 선수 감염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충분한 ‘예비일’을 둬 비교적 느슨하게 일정을 짜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리그 방식의 큰 틀 합의는 이뤄졌지만 개막 시점은 불투명하다. 이날 대표자회의에서 개막 시점 관련 유의미한 결론이 나오면 4월 초 리그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당분간 열리지 않게 됐다.

연맹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개막 시기를 정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확진자 수, 개학 시점과 방식, 정부의 대응 방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막 시점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열린 K리그2(2부리그) 대표자 회의도 일정 축소에 관해 논의하는 데 그쳤다. 개막 시점과 관련해서는 본격적으로 얘기가 오가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는 "K리그2는 되도록이면 36라운드 경기를 모두 치르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막이 늦어져 소화하기 어려우면 경기 수 축소를 감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A매치 기간에도 리그를 진행해왔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에서도 자유로운 K리그2는 K리그1에 비해 운신의 폭이 넓다. 6월 개막한다 해도 주중 경기를 대폭 늘리면 36라운드를 물리적으로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다만 K리그2 대표자들 역시 선수 안전을 고려해 예비일을 충분히 두면서 일정을 짜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았던 전병율 차의과대학 교수가 대표자들에게 코로나19 성격과 예방법 등에 관해 설명했다. 전 교수는 개막 시점을 정하는 데 있어 경기 뒤 선수들의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코로나19에 취약해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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