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 명 모여 있는 대화방서 ‘n번방 정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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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여 명 모여 있는 대화방서 ‘n번방 정보’ 공유
성착취 영상 봤다고 고백하는 글 처벌 대상이냐고 묻는 글 등 판쳐 경기남부청 특수단 "전방위 수사"
  • 박종대 기자
  • 승인 2020.03.31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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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PG). /사진 = 연합뉴스
n번방 (PG). /사진 = 연합뉴스

"수사한다고 방 다 터졌냐?"

지난 27일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이른바 ‘n번방 사건’이 일어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 다른 비밀 대화방에서는 익명의 참여자들이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100명도 넘게 모여 있는 이 방에서는 유저들 사이에서 ‘n번방’ 링크와 각종 사이트 링크를 요구하는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한 유저는 "신고 누적으로 여러 자료 방들이 다 터진 상태"라는 대화글이 올라왔음에도 음란 영상이 있는 채널 링크를 개인 대화로 보내 달라는 취지의 대화글을 계속 남겼다.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불법 성착취 영상을 게시한 자신의 대화방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화방에는 불법 성착취 영상이 버젓이 올라와 있어 누구나 볼 수 있는 상태였다.

익명의 참가자만 1천여 명이 모여 있는 대화방도 발견됐다. 이곳은 각종 성인 동영상 자료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감상방 등 정보를 공유하는 대화방이다. 직접적으로 성착취물 영상 및 음란물을 올리진 않지만 많은 유저들이 ‘n번방’ 사건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대다수의 이용자는 "무료 n번방 성착취물 영상을 감상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며 "금전적 거래 없이 보는 행위를 저지른 것만으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이 많았다. 다른 이용자는 이와 관련해 ‘텔레그램은 가상전화번호(가번)을 통해 활동해야 한다’며 수사당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귀띔해 주기도 했다.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관련해 불법 성착취 영상 공유가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지만 유사한 성격의 SNS가 여전히 운영돼 수사기관의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텀블러, 텔레그램, 트위터 등은 개인이 올린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는 블로그 형식을 가진 SNS다. 문제는 이러한 SNS를 악용해 음란물, 노예, 성착취물 영상 등을 제작·유포하는 남성들이 발생하면서 제2의 ‘n번방’ 사건의 피해자 유발이 우려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경기남부경찰청은 ‘텔레그램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특수단)을 꾸렸다. 특수단은 오는 6월까지 예정된 ‘사이버 성폭력 4대 유통망 특별단속’ 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해 모든 수사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사이버 성폭력 4대 유통망은 텔레그램을 비롯한 SNS,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접속해야 하는 웹), 음란사이트, 웹하드를 지칭한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금전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도 처벌이 가능하다"며 "‘n번방’을 계기로 SNS를 이용한 불법 영상물 등 관련 수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김강우 인턴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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