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중고차수출단지 내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토지주인 인천도시관광㈜은 최근 부동산 관련 세금이 대폭 올라 적자를 보고 있어 임대료 인하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인천중고차수출단지협의회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외 바이어 95%의 출입국이 차단돼 중고차수출업체들의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며 "인천 중고차수출업체들의 위기 극복을 위해 인천시가 나서 임대료 인하 정책을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해 인천 중고차수출업체들은 시와 협조해 전국 중고차 수출물량 약 48만 대 중 42만3천 대(88.1%)를 인천항을 통해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며 "시 산하기관인 인천도시공사가 중고차수출단지 토지주인 인천도시관광의 지분을 갖고 있으니 임대료 인하에 시가 나서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천도시공사는 17.73%의 인천도시관광 지분을 갖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업체마다 330㎡부터 6천600㎡까지 토지를 빌려 쓰고 있는데 3.3㎡당 임대료가 1만 원이어서 업체마다 수백만∼수천만 원을 매달 지불해야 한다"며 "월 25∼30대 정도 수출하던 업체가 3월 딱 1대 판매할 정도로 중고차수출업체들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 소유 부동산에 입주한 소상공인들에게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3분의 1가량 인하하는 정책도 발표됐고, 정부 지침에 따라 소상공인 고통 분담을 위한 임대료 인하 등의 사례가 많다"며 "박남춘 시장이 나서 업계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힘이 돼 달라"고 강조했다.

토지주인 인천도시관광 측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도시관광 관계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1년 사이 60%나 올라 임대료 수익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는 적자 구조이기 때문에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적자를 보전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임대료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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