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에 반발한 후보들의 이탈로 분열을 맞은 보수진영이 극적으로 통합을 이룰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선 승리가 절실한 만큼 막판까지 통합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시각이다.

31일 현재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해 무소속 후보가 나선 선거구는 동·미추홀을, 남동을, 서을 등 3곳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에 두고 적전 분열을 보이는 이들 선거구에서는 통합당 안상수 후보와 무소속 윤상현 후보, 통합당 이원복 후보와 무소속 김지호 후보, 통합당 박종진 후보와 무소속 이행숙 후보가 각각 맞붙는다.

이 중 가장 먼저 통합 물꼬를 튼 곳은 서을이다. 최근 박종진 후보와 이행숙 후보가 단일화를 위한 경선 진행에 뜻을 모은 것<본보 3월 31일자 3면 보도>이다. 두 후보는 오는 6일께 주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해 보수진영 단일 후보로 나설 인물을 정하기로 합의했다. 경선 패자는 단일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선 일정을 완주하게 될 예정이다.

보수진영에서는 나머지 두 지역에 대해서도 후보 단일화를 위한 물밑 작업 중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들 선거구에서는 아직까지 보수진영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동을의 경우 통합당 이원복 후보가 지난 30일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김지호 후보도 지역 청년단체와 코로나19 방역활동을 하는 등 지역 표심 다지기에 분주하다. 이곳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윤관석 후보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수 후보와 윤상현 후보가 대결을 펼칠 동·미추홀을 지역의 단일화는 더욱 안갯속이다. 두 후보 모두 현역 의원이자 당 중진으로서 당선 가능성에서 멀지 않다고 예측하는 만큼 어느 한쪽이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윤상현 후보 측은 이날 "안상수 후보 측에서 단일화 제의가 들어오지도 않았고, 후보 역시 현재로서는 단일화를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안상수 후보 역시 30일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역에서는 투표용지 인쇄 직전까지도 단일화 노력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여당의 어부지리 당선을 막기 위해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보수진영 후보들이 맞붙어 표가 분산되는 것을 원치는 않을 것"이라며 "보수 표가 갈리면서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상황을 막으려면 앞으로 일주일 내로 결판을 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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