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 낙섬사거리 인근 아암대로에 위치한 인천상륙작전 상륙지점 표지석과 주위 환경.
인천시 미추홀구 낙섬사거리 인근 아암대로에 위치한 인천상륙작전 상륙지점 표지석과 주위 환경.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표지석 중 하나가 관리와 접근이 어려운 대로변에 위치해 정비와 이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미추홀구 용현동과 동구 만석동, 중구 월미도 등지에는 1950년 9월 15일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당시 각각 청색해안, 적색해안, 녹색해안 등으로 불렸던 3곳의 상륙지점이 있다.

맥아더 장군이 이끌던 연합군은 월미도의 녹색해안에 가장 먼저 상륙했고, 만조를 이용해 중구 북성동과 동구 만석동 일대의 적색해안 상륙과 함께 미추홀구의 청색해안 상륙에도 성공하면서 서울 수복의 기틀을 마련했다. 시는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1980∼1990년대 이 지점들에 인천상륙작전 상륙지점 표지석 3개를 세웠다.

하지만 용현5동 아암대로 일원에 위치한 청색해안 표지석은 대형 화물차들이 다니는 길가에서 수십 년간 사실상 방치돼 관광객맞이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표지석은 1994년 세워졌으나 표지석 앞으로는 왕복 8차로 도로가 있고, 뒤쪽으로는 심각한 악취가 나는 유수지가 있어 방문객의 접근성이 취약하다. 표지석 주위로는 깨진 유리와 각종 쓰레기가 널려 있고, 날카로운 철조망이 뒤엉켜 있는가 하면 불에 타 그을린 전신주와 입간판이 그대로 널려 있다.

이 같은 사정은 관광지 한가운데 위치해 있으면서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리와 관심을 받고 있는 월미도 녹색해안 표지석의 상황과 크게 대조된다. 또 제분공장 입구에 위치한 적색해안 표지석의 경우도 월미도관광지 진입로 쪽에 위치해 이곳을 지나다니는 도보여행객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이 지역의 한 시의원은 안내판도 없이 외진 길가에 방치된 상륙지점 표지석의 설치 장소를 정비하고, 앞으로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난해 말 인천시장과 관계 공무원에게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이후 몇 달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청소보다는 위치적인 문제가 크기 때문에 시의 이전 검토 등이 있어야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수시로 표지석을 찾아 청소 등을 하고 있다"면서도 "용현동 표지석의 상황은 잘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전 검토 등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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