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이 열린 지 18년이 지났다. 그해 여름 한국 축구대표팀이 4강 진출 신화를 쓰면서 한국 축구 역사에 많은 유산을 남겼다. 그 중 경기가 열렸던 월드컵경기장 대부분은 프로축구 K리그 구단 홈구장으로 사용되며 맥을 잇고 있다. 2020시즌 K리그 개막이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된 가운데 한일 월드컵의 성지인 경기장들을 되짚어 보며 현재 K리그와 연결고리를 알아본다.

▶대전월드컵경기장=2002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은 이곳에서 전통 강호 이탈리아와 16강전을 치렀다. 한국이 0-1로 뒤지던 상황에서 후반 종료 직전 설기현의 동점골, 연장전 안정환의 골든골로 2-1 역전승을 기록했다.

월드컵 이후 대전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대전 시티즌은 올 시즌을 앞두고 기업구단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재창단했다. 대전하나시티즌 초대 감독으로 선임된 황선홍은 4강 신화 주역이자 이탈리아전에 출전했던 인연이 있다.

▶광주월드컵경기장=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은 이곳에서 스페인과 8강전을 치렀다. 한국은 승부차기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하며 4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그 후 광주상무(현 상주상무)가 경기장을 사용해 오다가 2011년 창단한 시민구단 광주FC가 홈구장으로 써 왔다.

광주는 지난해 이곳에서 팀 창단 이래 최초 우승(K리그2)으로 다이렉트 승격, 팀 최다승(21승), 리그 득점왕(펠리페/19득점) 배출 등의 기록을 만들어 냈다.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는 광주는 광주월드컵경기장을 떠나 바로 옆인 염주체육시설 내 월드컵보조경기장에 조성한 축구전용구장으로 둥지를 옮긴다.

▶서울월드컵경기장=2002 월드컵 당시 이곳에서 세네갈-프랑스 개막전이 열렸고, 세네갈이 이전 대회 우승팀인 프랑스를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월드컵 이후로도 한국 대표팀 홈구장으로 쓰이고 있다. FC서울은 2004년부터 이곳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매년 K리그 평균 관중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K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총 관중 30만 명(32만4천162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서울은 이곳에서 K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1회를 기록하는 등 성적과 인기를 모두 잡은 팀으로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심언규 기자 sim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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