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실시한 이동 경로 역학조사에서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은 50대 남성이 2차 감염자로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자 지역주민들이 시의 역학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일 평택시와 송탄보건소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8일 지역 16번째 확진자 A(50대 여성)씨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같은 날 SNS와 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동 경로 및 접촉자를 공개했다.

시가 공개한 16번 확진자 이동 경로는 ▶3월 23일 낮 12시 20분∼1시 7분 사랑방한식과 생삼겹살(지산동) ▶24일 오전 7시 50분∼오후 5시 15분 123한의원(지산동) ▶25일 오전 7시 27분 자택 엘리베이터, 오전 7시 50분∼오후 1시 10분 123한의원(지산동) ▶26일 오전 7시 50분∼오후 4시 15분 123한의원(지산동), 오후 4시 17분∼7시 52분 태양횟집(지산동) ▶27일 오전 7시 49분∼10시 30분 123한의원(지산동), 오전 11시∼11시 20분 선별진료소 ▶28일 오전 7시 5분 자택, 오전 7시 29분∼10시 123한의원(지산동) 등이다.

당시 시는 역학조사 결과 가족 1명과 직장동료 4명, 엘리베이터 동승자 1명, 식당 종업원 3명 등 총 9명을 A씨의 접촉자로 분류했다. 이동 동선 CCTV를 확인해 공간 내 모든 접촉자를 파악했다고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3일 후인 31일 B(50대 남성)씨가 지역 18번째 확진자로 확인된 후 뒤늦게 A씨와 접촉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시의 조사 결과 두 사람은 25일 송탄시장 내 칼국숫집에서 만나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시는 이러한 내용을 B씨가 확진 판정을 받고 역학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통해 파악했다. 실제 시가 발표한 16번 확진자의 이날 이동 동선에는 자택 엘리베이터와 직장인 123한의원만 명시돼 있으며, B씨와 접촉한 사실은 없었다.

시는 지역 4번째 확진자(20대 여성)가 발생했을 때도 이 여성이 다녀갔던 포승지역 이동 경로를 간소화해 시민들에게 공개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반발을 사기도 했다. 시는 주민들의 불만 여론이 거세지자 4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통닭집과 편의점 등을 추가 공개했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들은 시의 코로나19 대응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시가 시정 홍보를 위해 개설한 SNS를 보면 18번째 확진자 이동 동선과 관련해 ‘이 사람 16번 확진자와 식사한 동선은 왜 자르고 올리는 건가?’, ‘그래 놓고 뭐가 CCTV를 확인해서 정확한 동선을 공개했다고 말하시는 건가요?’ 등 시를 질책하는 의견을 달았다. 시 관계자는 "16번 확진자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B씨를 만난 사실을 얘기하지 않아 동선에 누락됐던 것"이라고 해명하며 "16번 확진자를 감염병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택=김진태 기자 kjt@kihoilbo.co.kr

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