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2일 0시부터 14일 자정까지 13일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인천에서는 13개 선거구에 모두 53명의 후보자가 나서 약 4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금배지를 향한 각축전에 들어간다.

1등만 기억하는 선거판에서 후보들은 그야말로 사생결단의 모습으로 선거전에 뛰어들겠지만 이번 선거는 예년과 달리 여러 면에서 답답한 선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날로 심각해지는 코로나19 감염우려로 정부 차원으로 진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자신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홍보방법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감염 우려로 유권자들과 악수를 주고 받으며 지지를 호소하는 일은 불가능하게 됐다. 또 많은 돈을 들여 준비한 선거로고송을 틀기도 분위기가 만만치 않은데다 거리를 춤판으로 만들었던 선거운동원들의 집단 율동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은 유권자를 직접 만나는 대면 선거운동보다는 주요 지점에서 출·퇴근 인사나 SNS 등을 활용한 홍보활동에 전념하는 것이 고작이다. 후보들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다. 가뜩이나 경직된 선거법으로 유권자들에게 후보자가 가진 지역발전이나 국정에 대한 공약 및 비전 등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코로나19는 악재가 된 셈이다. 얼굴이나 이름이 잘 알려진 후보들은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제대로 이름을 알리지 못한 신인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이지만 지명도에서는 한참 뒤처진데다 코로나19로 유권자들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줄어들면서 속이 탈 수밖에 없다.

달라진 선거풍경을 마주하는 유권자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후보들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라고는 집으로 배달되는 공보물이 전부다. 충실하게 내용을 채운 후보도 있지만 대부분이 자기 자랑이 전부다. 지역발전을 위해 그리고 나라를 위해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은 없고 언론에 나왔던 기사 제목을 되풀이하는 수준이다. 이제 13일간의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여러 어려움은 있겠지만 후보는 후보대로 유권자는 유권자대로 슬기롭게 이 사태를 극복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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