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학생 4명 중 1명이 ‘돈내기 게임’ 경험이 있는 등 학교에 도박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2일 도내 학생들의 도박 실태 및 대응 정책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 교원들의 인식과 요구를 분석해 발간한 ‘경기도 학생 도박 실태 및 예방 정책 방향 연구’에 따르면 전체 학생 중 45.4%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돈내기 게임’을 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실시한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중 도내 중고생 대상 설문조사를 재분석한 결과로, 중고생의 도박문제 수준은 문제군 1.1%와 위험군 4.7%로 나타나 17명 중 1명이 도박문제 고위험집단에 속한 모습이다.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한 결과, 학생들은 호기심이나 친구의 권유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도박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청소년 도박은 또래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며 1명이 도박을 접했을 때 학급 전체 및 학교 전체로 전파되기 쉬운 경향을 보였다.

더욱이 학생들은 도박으로 인해 일상생활 패턴이 바뀌며 학교생활에 집중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였고, 그 중에는 도박자금 마련 또는 도박빚을 갚기 위한 과정에서 절도와 학교폭력 및 금품 갈취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학교와 가정, 사회의 학생 도박에 대한 인식 또는 대응 수준은 매우 부족한 상태였다. 학부모나 교사들이 청소년 도박의 속성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데다, 온라인 도박 특성상 은밀하게 드러나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사안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도박문제가 중독 수준으로 심각하고, 도박빚 규모도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도교육연구원은 ▶학생 도박문제 대응체제 구축을 통한 학생 지원 ▶학생 도박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예방 위한 학생·학부모·교직원 대상 도박예방교육 실시 ▶학생들이 건전한 금융·노동 관련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관련 교육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근영 연구위원은 "학생 도박문제는 조기 예방교육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며 "또 불법 도박사이트 차단을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 요구 노력을 지속하는 등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지원하는 학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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