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2일 인천시 중구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가 소수의 직원을 제외하고 텅 비어 있다.  이진우 기자 ljw@
항공업계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2일 인천시 중구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가 소수의 직원을 제외하고 텅 비어 있다. 이진우 기자 ljw@

항공기에 탑재돼야 할 기내식 카트와 물품 등은 냉동실에 덩그러니 남겨졌고, 200여 명이 작업하던 기내식 생산라인에는 10여 명만 남아 작업을 이어갔다.

2일 오전 10시 30분께 찾은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인근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의 모습이다.

지난해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는 김포공항 센터와 연계해 하루 평균 7만1천600식(食)을 준비해 20여 개 항공사에 공급했다. 대한항공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총 1천300여 명이 현장에서 근무해 왔다. 특히 2017년 10월에는 하루 기내식 공급량이 8만9천906식으로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주 하루 평균 기내식 공급량은 3천700식으로 급감했고, 현장에는 300여 명만이 센터에 출근하고 있는 상태다.

인천공항 인근 나머지 기내식 제조업체의 실적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하는 GGK도 지난해 하루 평균 2만8천800식에서 최근 1천400식으로 줄었다. LSG 업체도 지난해 하루 평균 1만1천200식에서 최근 460식, 샤프앤도앤코 업체도 지난해 3천 식에서 최근 320식으로 공급량이 대폭 하락했다.

이날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 내 모든 작업장은 텅 빈 상태였다. 소수의 직원들만 대폭 줄어든 항공기 기내식 납품 물량을 준비했다. 항공기에 탑재할 기내용 식품을 보관하는 냉장실은 텅 빈 기내용 카트와 집기류 등으로 채워져 창고를 연상케 했다.

김세용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 수석은 "2001년 세워진 센터의 이 같은 위기는 처음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나 메르스 등의 사태에서도 공급물량이 줄어든 경우는 없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월부터 지속적으로 물량이 줄어들었고, 지난해 대비 5%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곳 센터와 연계한 협력업체(6곳·2천100여 명)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과 유·무급휴가를 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A협력업체에는 580여 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30% 이상 권고사직을 권유한 상태다.

한편, 대한항공 등 항공업계는 정부의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지원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항공사에 320억 달러(약 38조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290억 달러(약 35조 원) 규모의 지급보증과는 별개다. 독일도 루프트한자 등 국적항공사에 ‘무제한’의 금융지원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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