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가 인천지역 주요 격전지의 판세를 뒤흔들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에서는 동·미추홀을과 연수을 선거구가 대표적 격전지로, 단일화 여부가 해당 선거구는 물론 인천 전체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연수을은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후보, 현역인 미래통합당 민경욱 후보, 정의당 이정미 후보의 3파전 양상이다. 이 지역의 여론조사에서는 민 후보가 정 후보와 이 후보를 앞서 나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민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근소한데다, 이정미 후보도 20%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여 진보진영 단일화 여부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두 후보는 자신이 단일 후보가 되지 않는 이상 단일화할 생각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2일 정의당 총선 출정식에 나선 심상정 대표 역시 "이정미 후보는 20대 국회에서도 빛나는 의정활동을 하는 등 대한민국의 새로운 리더"라며 "이정미 후보야말로 송도 주민들의 교통과 복지, 문화를 품격 있게 만들어 낼 적임자로,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리더인 이정미를 당당하게 당선시켜 달라"고 힘을 실어줬다.

동·미추홀을의 보수 단일화도 안갯속이다. 동·미추홀을에서는 민주당 남영희 후보, 통합당 안상수 후보, 정의당 정수영 후보, 그리고 무소속 윤상현 후보 등 4명의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곳에서만 3선을 지낸 윤상현 후보가 예상대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고 그 뒤를 남영희 후보, 안상수 후보, 정수영 후보 순으로 쫓고 있다.

현재까지는 윤상현 후보가 4년 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남영희 후보가 오차범위 내로 바싹 추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인 만큼 지역 중진인 안상수 후보의 막판 뒷심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표를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나눠 갖게 되면 남영희 후보의 깜짝 당선 가능성도 생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보수 인사들은 두 후보의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 동·미추홀을 소속 광역·기초의원 모임’은 "청와대 낙하산 후보에게 미추홀 주민과 국가의 책무를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투표용지 인쇄일 전까지 안상수 후보 측의 답변이 없거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다면 합법적 방법에 의한 강력한 낙선운동 돌입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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