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인천시 서구 인천 초은고등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원격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일 오후 인천시 서구 인천 초은고등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원격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등교 개학이 아닌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있지만 인천지역 발달장애 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달갑지만은 않다.

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9일(고교 3학년·중학교 3학년) 본격적인 온라인 개학에 앞서 온라인 수업이 어려운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 방안을 지난 1일 발표했다. 장애유형별로 온라인 학습방을 개설하고, 시각장애 학생들에게는 강의 교재의 점자 번역 파일을 제공한다. 청각장애 학생들에게는 강의 자막을, 지체장애 학생들에게는 보조공학기를 활용한 원격 수업을 지원한다.

발달장애 학생들은 장애 정도에 따라 지원 내용이 달라진다. 온라인 학습이 가능한 경증발달장애 학생(4천여 명)은 장애학생 온라인 학습방에서 맞춤형 교재로 수업을 듣고, 특수교사들이 가정을 순회하면서 온라인 학습 방법 안내와 스마트기기 지원 등이 이뤄진다.

문제는 온라인 학습 참여가 불가능한 중증발달장애 학생(1천500여 명)이다. 이들은 수업 중 돌발행동을 하거나 학습 부진을 보일 때 바로 통제할 수 있도록 특수교사와 특수교육실무사가 함께 수업을 담당하는 게 일반적이다. 또 단순 텍스트나 영상물은 중증발달장애 학생들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큰 탓에 체험형 수업 및 현장학습이 교육과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결국 교사 없이 진행하는 중증발달장애 학생 온라인 수업은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중증발달장애 학생이 소외되지 않도록 방문교육을 운영할 계획이지만, 방문교육에 투입 가능한 특수교사들이 부족하다. 현재 인천에는 가정 방문이 가능한 특수교사가 452명 있는데, 이들이 1천500여 명에 달하는 중증발달장애 학생들의 가정을 모두 방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온라인 개학은 교재를 부모에게 전달하고 과제를 제출받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불만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김현미(47·여)씨는 "선생님 한 명이 보통 장애학생 8명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 방문 수업을 한다는 것은 현실성 없는 대안"이라며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뒤처지는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과제물을 주는 방식의 수업은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부담만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온라인 개학의 보완점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발달장애인 학생들이 다니는 청인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시범운영 중"이라며 "현장의 불편사항을 청취한 후 방문교육의 부담을 경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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