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연장된 가운데 5일 오후 수원시 팔달산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벚꽃 사이로 산책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5일 오후 2시께 수원을 대표하는 벚꽃길로 꼽히는 팔달산 산책로. 벚꽃이 한창 피어 있는 산책로 곳곳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경기도청 봄꽃축제 취소’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부착돼 있었다.

특히 현수막 하단에는 ‘봄꽃 구경 방문 자제’ 등을 당부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이날 취재진이 산책로 일대를 점검한 결과 코로나19가 심각 단계에 들어서 있는 국가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산책길로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빼곡했으며, 등산로 벤치와 인도에는 야외 활동을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런 상황은 경기도내 곳곳에서 마찬가지였다. 지난 4일 오후 2시께 의왕시 백운호수공원 일대에서도 코로나19 흔적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분위기 좋은 식당과 카페가 즐비해 주말과 휴일마다 나들이객으로 붐비는 명소인 이곳의 주차장은 상춘객들이 끌고 나온 차량들로 포화 상태였고, 주변 도로변까지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점령한 상태였다. 호수 전망이 보이는 식당과 카페는 마스크를 벗은 채 풍경을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산책할 수 있도록 호수변에 설치된 데크에도 예쁜 기념사진을 남기려고 마스크를 벗은 채 사진을 찍는 시민들로 넘쳐났다.

비슷한 시간 과천시 서울대공원 일대도 야외 활동을 위해 차량을 끌고 나온 상춘객들로 붐볐다. 주차요금소 앞에는 주차장에 들어가려는 차량들이 줄 지어 있었으며, 차량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공원 주변 산책로에 설치돼 있는 나무 벤치와 테이블 역시 빈자리를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공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를 멈추기 위해 서울대공원 방문을 잠시만 자제해 주세요’라는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상황이 이렇자 과천시는 5일 오후 7시까지 서울대공원 산책로를 차단하고 공무원들을 직접 산책로 주요 지점에 보내 시민 접근을 막았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2주 연장했지만 도내 주요 명소에 상춘객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시민들의 감염병 대응 경계심이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와 시·군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도내 확진자 수는 총 575명으로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시·군별로는 성남시 119명, 부천시 72명, 용인시 54명, 수원시 48명, 평택시 34명 등 순으로 지자체마다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편, 정부는 당초 5일까지 운영이 제한됐던 종교시설, 무도장·체력단련장·체육도장 등 실내체육시설, 클럽·유흥주점 등 유흥시설, 지자체가 정하는 추가 업종(PC방·노래방·학원 등)에 대해 19일까지 운영 제한을 연장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김강우 인턴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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