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전오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권전오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인천시에 공원조성과가 생겼다. 아니, 기존 공원녹지과가 공원조성과와 녹지정책과로 분리됐으니 신설이라기보다는 확대 재편된 것이라고 봐야겠다. 그러나 나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공원조성과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말하고 싶다. 공원분야에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다. 

공원은 시민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걸어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인 어린이공원, 소공원, 근린공원 등은 시민의 일상과 함께 맞물려 돌아간다. 규모가 큰 공원, 예를 들어 인천대공원, 월미공원, 송도센트럴파크, 청라호수공원, 영종씨사이드파크 등은 광역권 근린공원으로 지역 주민뿐 아니라 타 도시 시민이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중요한 도시관광 거점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공원은 시민의 생활문화를 담아야 한다. 

도시에서 땅값은 비싸다. 사람들이 몰리는 도심에서는 건물 층수를 높여 토지가 가진 효용을 높인다. 교통분야에서도 지상뿐 아니라 지하도, 지하철, 대도심 철도 등을 건설해 토지 활용도를 극대화한다. 

반면 공원에서는 토지를 3차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극히 제한적이다. 고밀도로 개발되는 도시에서 시민들에게 여유를 주는 공간으로서, 쉼터로서의 공원이 갖는 기능을 생각해본다면 공원부지까지 입체화하여 고밀도로 활용하자는 주장은 마땅해 보이지 않는다. 건물이나 도로처럼 공원을 입체화하기는 어렵지만 시민 이용 프로그램을 고도로 기획해 이용을 촉진한다면 그만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싱그러운 꽃과 나무가 있는 공원은 시민들에게 위안을 준다. 공원 속 나무 그늘은 남녀노소의 쉼터가 되고, 공원을 찾는 새들의 지저귐은 도시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풀어준다. 놀이와 운동으로 왁자지껄한 공원은 우리들의 레크리에이션 공간이 된다. 이러한 기능들이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공원이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공원이 있다. 도시가 성숙돼 가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그 도시의 정체성에 공감한다면, 함께 사는 공동체로 그 도시를 인식한다면, 동네마다 있는 공원은 공동체의 중심공간이 돼야 한다. 과거와 달리 인천은 차분해지고 있다. 인천이라는 도시를 자신의 고향으로, 삶의 현장으로 인식하는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뜨내기들의 도시라는 이미지는 크게 사라지고,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 공동체가 살아있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그 공동체의 중심에 공원이 있다. 

공원은 우리 동네에서 가장 핫한 장소가 돼야 한다. 공원이 동네주민들이 주도하는 공동체 활동을 담아내고 다양한 문화예술이 꽃피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때 수준 높은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듯 융복합 시대가 됐다. 문화는 문화 관련 부서에서, 공원내 시설은 공원부서에서 담당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우리 도시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거점공간 중 하나가 공원이 돼야 한다.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직접 체험하고, 주도하는 활동이 공원에서 진행되는 주요 이용 행태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원 조성과 내에 공원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팀에는 문화예술 전문인력이 함께 활동해야 한다. 

시민들은 공연장이나 문화예술회관 등 시설을 찾아가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싶어한다. 아울러 서울 인사동거리나 홍대거리에서처럼 길을 걷다가 우연히 (기획됐다 하더라도 시민의 입장에서는 의도하지 않게) 만나는 문화예술 이벤트를 즐기고 싶어한다. 서울시에서는 중고 피아노를 기증받아 공원에 배치하고 누구나 피아노를 칠 수 있게 했더니 시민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다고 한다. 공원 프로그램은 정해진 것이 없다. 어떻게 기획해 동기를 부여하면 그 다음은 시민들의 집단 지성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원기획팀은 전문성 높은 기획력을 가져야 한다. 인천시에 공원조성과가 새로 생겼다. 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인천시 도시행정이 시민 생활 속으로 들어가 시민 요구를 적극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시민 생활의 질을 높이고 문화도시 인천으로 가는 걸음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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