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위반, 강력 대응도 중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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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위반, 강력 대응도 중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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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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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보도(4월 3일자 19면)에 따르면 인천시 남동구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이 코로나19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담배 구입을 위해 외출이나 차량 운행 등 3회에 걸쳐 자택을 무단 이탈했고, 공무원의 지시에도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구청은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무관용 원칙으로 고발 조치했다. 당연한 조치다. 공공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이기적 행위는 억제돼야 한다. 

현재까지(4월 2일 기준) 자가격리 위반으로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사례는 전국적으로 52건인데, 이 중 6건에 대해 기소 결정이 이뤄졌다고 한다. 1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자가 또는 시설 격리 조치가 시행된 점을 고려하면, 이 숫자는 당분간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자가격리 조치는 최악의 상황(지역 봉쇄, 집단 감금 등)으로 가는 것을 막아주는 차악책이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위해 잠재적 위협을 격리하고 감시하는 조치를 ‘인권의 후퇴’라며 비난하는 건 적절치가 않다. 그런 일은 정부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을 때 제기할 문제다. 지금은 사법처리 외에 뾰족한 수도 없다. 그래서 처벌 수위도 3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크게 올렸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장에서의 대응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자가격리를 거부하는 경우엔 물리력 행사뿐만 아니라 필요시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어야 한다.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형사처벌은 물론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강제추방 또는 장기 입국금지 처분을 부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가격리의 본질은 ‘자율적 협조’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격리 대상자들의 협조가 없다면 성립할 수 없는 사안인 것이다. 그들은 일실소득 및 고용불이익, 심신 불안정, 투표권 제약 등 다양한 피해를 이미 감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책 없이 처벌에만 치중한다면, 격리 대상자들이 음지로 숨어드는 ‘더 안 좋은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강력 대응도 중요하지만 방역의 개념과 범위, 예산 규모를 확대해서 자가격리자에 대한 인권보장과 의료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하는 이유다. 그들이 감수하는 불편과 손실을 ‘어쩔 수 없는 부수적 피해’로 치부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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