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침묵의 암살자’로 지칭되는 석면플레이트 건축물을 지난 10년간 철거해 왔지만 예산 부족으로 사업진행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여전히 대다수 석면건축물이 철거 대상으로 지정된 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도에 따르면 도내 석면슬레이트 건축물은 총 10만4천404채(2013년 기준)로 이 중 주택은 5만2천836채이며, 비주택은 5만1천568채이다.

도는 석면이 폐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1급 발암물질이라는 점에서 2011년부터 도내 석면건축물에 철거 비용을 지원하는 ‘석면슬레이트 건축물 철거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가 지원하는 석면건축물 철거 비용은 주택일 경우 1가구당 344만 원이다. 2013년부터 추가된 지붕 개량 지원은 취약계층의 경우 800만 원이, 비취약계층에 대해서는 300만 원이 지원된다. 이를 통해 2011년 이후 도에서 철거된 석면슬레이트 주택은 1만1천909가구이며, 지붕개량사업은 203곳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말 기준 총 1만2천112가구(22.5%)에 대해 사업이 진행됐지만 여전히 4만724가구가 남아 있는 상태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 이후 매년 1천231∼1천858가구 수준에서 사업이 이뤄지는 데 머물고 있어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향후 20년 이상이 더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도가 올해부터는 비주택 건축물의 석면슬레이트 철거도 지원할 예정이어서 이를 포함할 경우 대상 건축물이 9만2천292채로 급증, 사업 완료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도는 올해 비주택 건축물의 석면슬레이트 철거에 대해 1채당 172만 원을 지원한다. 올해 사업비를 지난해 대비 70% 이상 증액한 93억 원을 확보해 연내 2천 채를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싶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인해 빠른 철거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예산 확보 상황에 따라 사업 진행 속도를 더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인턴기자 ky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