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의 한 태권도 도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휴원한 후 두달여 간 운영을 못하고 관장 홀로 방역작업을 쓸쓸이 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인천시 동구의 한 태권도 도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휴원한 후 두달여 간 운영을 못하고 관장 홀로 방역작업을 쓸쓸이 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코로나19 때문에 태권도장들이 그야말로 고사(枯死) 직전에 있습니다." 인천시 동구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A(34)씨의 하소연이다.

A씨는 지난 2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태권도 수업을 전면 중단한 채 무기한 휴원에 들어갔다.

평소 200명의 원생들이 태권도 수업을 받았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휴원하면서 도장 운영비 마련에도 차질이 생겼다. 그는 도장 소속 지도자들에게도 평소 급여의 70%의 유급휴가를 주고 있는 상태다.

A씨는 "아무래도 실내에서 하는 집단운동 수업이기 때문에 학부모께서 보내기 꺼려 하시는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운영난에 빠지면서 인건비와 월세 등을 감당키 어려워 은행에서 급히 대출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운영 제한 조치로 휴원하고 있으나 기간이 더 길어진다면 어쩔 수 없이 다시 문을 열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계양구에서 피아노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B(41·여)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B씨의 피아노교습소는 2월부터 지금까지 7주 넘게 휴원 중이다.

B씨는 "영세 학원은 임대료, 인건비 등을 전적으로 강습비로 충당하나 코로나19로 두 달 가까이 휴원하면서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학부모들에게 있어 예체능학원은 입시학원에 비해 2순위로 밀리다 보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더 이상 학원을 나오지 않는 원생들도 꽤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시학원과 다르게 일대일 수업이 많고, 대면 접촉이 불가피한 수업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지난달 정부가 내린 강력한 운영 제한 조치와 함께 각급 학교의 순차적 온라인 개강 결정이 이들을 더 궁지로 몰아세우고 있다.

시는 이달 중 운영 제한 조치에 참여한 학원 및 교습소를 포함한 6개 업종에 대해 각 30만 원씩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이라는 지적이 많다.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의 경우도 현재 문의가 폭주해 대출은커녕 상담 예약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천지역 학원연합회 한 관계자는 "입시학원보다 예체능학원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큰 재난으로 존폐 기로에 놓인 영세 예체능학원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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