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이즌 리얼
100분 / 스릴러 / 청소년관람불가

‘외로움’이라는 심연 속에서 피어나는 극한의 공포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은 유년시절 끔찍한 총기사건으로 트라우마를 얻게 된 주인공 ‘루크(마일즈 로빈슨 분)’ 앞에 상상 속의 친구 다니엘이 나타나면서 외로움과 공포를 떨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루크는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다니엘과 노는 게 좋았다. 하지만 어느 날 다니엘로 인해 엄마를 죽일 뻔한 일이 발생하자 루크는 다니엘을 인형 집에 가둬 놓기로 결심한다. 시간이 흘러 루크는 대학생이 됐다. 성인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외로움에 잠식된, 여자와의 교감이 무서운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자랐다. 

 루크는 어릴 적 자신의 외로움을 채워 주고 자신감을 높여 주던 다니엘이 필요해지자 결국 그를 가둬 놓았던 봉인을 푼다. 그날 밤 루크 앞에 나타난 다니엘은 루크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며 여자 관계를 돕는 것은 물론 사진을 향한 열정을 끄집어 낼 수 있도록 격려한다. 하지만 다니엘은 이것을 이용해 루크를 지배하려 한다. 과연 루크는 다니엘을 없앨 수 있을까.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은 미스터리한 존재 다니엘의 실체를 파헤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한 남자의 악몽 탈출기에 가깝다. 해리성 정체 장애를 다룬 작품으로 볼 수도 있지만, 중반부부터 가미되는 강렬한 오컬트적 요소가 장르에 변곡점을 찍는다.  

 장르가 바뀌면서 관객들은 영화 속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루크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악몽 같은 풍경 속 기괴한 존재들이 생생한 비주얼로 구현되면서 종반부를 장식한다. 영화 속에서 조현병에 걸린 사람의 뇌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정신 없는 연출 기법도 꽤나 감각적이다. 

 아담 이집트 모티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아들 패트릭 슈워제네거를 비롯해 팀 로빈슨과 수잔 서랜든의 아들 마일즈 로빈슨까지 할리우드 키즈들이 주연을 맡아 연기력을 뽐낸다.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은 9일 개봉한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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