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의왕 갈뫼중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원격수업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의왕=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지금 접속한 학생들은 닉네임을 실명으로 변경하고 채팅창에 ‘출석’이라고 입력해 주세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이틀 앞둔 7일 오전 의왕 갈뫼중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을 대비한 ‘원격수업 파일럿 테스트’가 진행됐다. 테스트는 9일부터 시행되는 온라인 개학 전 교사와 학생이 수업 참여 방법을 익히고, 운영에 부족한 부분이 발견될 경우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본관 1층의 한 교실에서 3학년 5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상회의 앱인 ‘줌(ZOOM)’을 이용해 진행된 테스트 수업을 앞둔 김민영 담임교사는 아직 접속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기상 여부를 확인한 뒤 수업 참여를 독려했다. 오전 9시부터 수업이 시작되자 전체 26명 중 24명이 접속한 것을 확인한 김 교사는 자신의 목소리가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한 뒤 앱의 다양한 기능을 설명했다.

신영인 수석교사는 ‘우리의 초상권은 중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수업을 통해 "화면에 보이는 교사와 학생들의 얼굴 사진을 무단으로 캡처하거나 수업 장면을 녹화해 배포하는 행위 등은 모두 ‘저작권법’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15분 동안 진행된 테스트는 별다른 문제 없이 종료됐지만 교사와 학생들은 온라인 개학 및 원격수업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신 교사는 "학생들이 하루 6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수업을 받는 환경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수업에 참여할 경우 작은 화면을 오랫동안 봐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 저하와 시력 저하, 컴퓨터 중독에 대한 우려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원격수업을 마친 뒤 이어진 교과서 배부식에 참석한 김채은 양은 "교실 수업은 선생님과 직접 대면해 수업 내용이 잘 이해되는데, 온라인 수업은 집에서 참여하다 보니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느낌"이라며 "고교 입시를 앞두고 있는데 온라인으로 배운 내용으로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등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개학은 학생 간 감염을 막기 위한 것인데, 이미 학원에서 학교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만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라리 학교 문을 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최근의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일선 학교들은 9일부터 시행되는 단계적 온라인 개학을 통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화상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강의, 학습 콘텐츠 시청) ▶과제 수행 중심 수업(온라인 학급방 등을 통한 과제 제시, 피드백) 등의 방안을 선택해 원격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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