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TV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 항공촬영 영상들을 쉽게 접하게 된다. 과거 실제 헬리콥터를 이용해 항공촬영을 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무인항공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른바 ‘드론(drone)’이 대중화되자 이제는 영화사나 방송국은 물론 개인도 촬영용 드론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항공촬영 외에도 무인항공기를 쓸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농업이다. 

 농업용 무인항공기에 대한 인식조차 빈약했던 시절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중국·미국·브라질·홍콩 등 20여 개국에 수출까지 하고 있는 ㈜한국헬리콥터의 이종수 최고기술경영자를 만나 봤다.

(주)한국헬리콥터 직원이 ‘Flyus’ 생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주)한국헬리콥터 직원이 ‘Flyus’ 생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 ㈜한국헬리콥터 소개

한국헬리콥터는 RC(Radio Control·무선조종) 헬리콥터를 만드는 기업이다. 1997년 이종수 사장이 창업해 2003년 무인헬리콥터 핵심기술 4종의 특허를 취득하고 RC시장에 진출했다. 

2004년 세계 최초로 3D비행(배면비행)을 실현하는 무인헬기를 개발하고 84개국에 해외 수출을 실시했다. 국내 최초로 무인헬기를 개발한 것이다. 2007년에는 사업을 확장, 산업용 무인항공기(KIMUH 1300EP)를 개발해 중국영농법인에 대규모 수출을 하고, 해양경찰청 감시용 항공기 공급과 함께 중국·브라질 등 4개국에 수출을 시작했다.

해외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한국헬리콥터는 2015년 농업기술 실용화를 위해 ISO 2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한 뒤 농업용 농약 살포 기능이 탑재된 멀티콥터 개발을 진행했다. 농업용 멀티콥터를 출시한 뒤 한국헬리콥터는 국내 농업용 드론 매출 3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후에도 한국 첨단농업 발전을 위해 기존 멀티콥터보다 농약 살포 능력이 2배나 높고 국내 최초 광폭형 농업 드론인 ‘KAD3000’을 개발했다. 이 드론은 장방형 광폭 살포용 항공방제기로 100% 국내 제작으로 내구성이 탁월하며, 자동 살포 기능도 있다. 8분이면 농지(2만3천100㎡ 기준)에 농약 살포가 가능한 고성능 방제용 드론이다.

# 항공방제의 역사

우리나라의 항공방제는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이때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유인 헬기에 방제기를 설치하고 헬기조종사가 탑승해 100㏊ 이상 대규모 지역의 공동 방제용으로 운영돼 왔다. 

2000년 초반에는 무인 방제용 헬리콥터가 출시돼 운영되기 시작했다. 당시 무인헬리콥터 기체 가격은 수입산은 2억여 원, 국내산은 1억여 원 정도로 고가의 장비로 분류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촌은 고령화로 인해 노인인구가 많고, 조종이 어려워 전문가를 불러 운용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보편화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2015년부터는 기체 가격이 2천만 원 내외인 방제용 무인항공기 멀티콥터가 개발되면서 현재 첨단농업을 지향하는 농업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게 됐다.

멀티콥터는 한국헬리콥터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1일 30㏊에 농약을 살포하는 데 10여 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방제 계산값만 간단히 입력하면 자동으로 운항해 편리성도 확보했다.

이로 인해 멀티콥터는 현재까지 국내 2천여 대의 판매기록을 남기고 있으며, 국내 항공방제는 이제 조종사가 없어도 무인항공기로 방제할 수 있는 첨단산업의 일환으로 발전했다.

1. 3D배면 비행을 구현한 ‘Flyus’ 2.안전가드가 장착된 농업용 살포기 3.‘KAD’,고고도 근거리 항공촬영, 자동항법, 감시, 정착기능과 더불어 방제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인헬리콥터 ‘KIMUH’.
1. 3D배면 비행을 구현한 ‘Flyus’ 2.안전가드가 장착된 농업용 살포기 3.‘KAD’,고고도 근거리 항공촬영, 자동항법, 감시, 정착기능과 더불어 방제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인헬리콥터 ‘KIMUH’.

# 한국헬리콥터 개발자인 이종수 최고기술경영자의 무인항공기 개발 배경

한국헬리콥터 이종수 대표는 한국에서 RC헬리콥터 설계가 가능한 사람이다. 무인항공기 개발은 전 세계를 통틀어도 10명밖에 없을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어릴 때부터 만들기에 호기심이 많았다. 초등학생 시절 그림책에서 본 모터를 장착한 모형배를 만들어 낼 정도로 손재주가 좋았다고 한다. 이후 공학도의 길을 걷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으며, 대학 졸업 후 건설회사를 운영했지만 어느 날 일본 회사가 만든 무인헬기를 보고 온 신경이 쏠려 무인항공기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건설회사를 정리하고 RC헬기 연구를 시작했다. 자신이 살던 옥상에 연구소를 만들어 항공학과 헬리콥터 공학, 헬리콥터 역사, 설계 등을 공부했다.

그 결과, 1997년 독자 모델인 ‘Flyus’를 출시했다. 이 모델은 뒤집어서도 날아다니는 등 실물 헬기가 하지 못하는 3차원 비행을 구현해 RC 헬리콥터 시장에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3D비행 개발은 미국보다 3개월 늦었지만 RC헬리콥터 가격이 3분의 1가량 저렴해 마니아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후 한국헬리콥터는 항공산업 발전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해 산업용 무인헬기 양산을 위해 연구에 매달려 지금은 대한민국 무인항공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평택=김진태 기자 jtk@kihoilbo.co.kr

 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사진= <㈜한국헬리콥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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