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이 코레일과 신속한 공조로 심장이식에 성공했다.

8일 길병원에 따르면 지난 4일 말기 심부전증을 앓고 있는 허 모씨에게 이식할 심장을 전라도에서 인천까지 이송하는 과정에서 KTX 운행시간을 2분 늦추는 공조가 긴급하게 이뤄졌다. 심장을 싣기로 한 한 소방헬기가 강풍으로 갑자기 취소되면서 KTX와 앰뷸런스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오후 8시30분 적출한 심장을 이식하려면 광주 송정역에서 9시발 KTX를 타야 했다. 이 열차를 놓치면 심장이 적출된 뒤 환자에게 이식될 때까지 일종의 골든타임인 ‘허혈시간 4시간’을 상회해 수술 결과가 나빠질 수 있었다.

길병원 장기이식센터는 KTX 출발지인 광주 송정역으로 다급히 전화를 걸어 출발시간을 10분 가량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코레일 측은 역에 이 사실을 알리고 의료진이 가장 빠르게 열차에 탈 수 있도록 곧바로 조치했다.

코레일의 조치로 KTX548열차는 당초보다 2분 여 늦은 오후 9시2분34초에 출발했다. 이후 광명역에서 미리 대기해 있던 앰뷸런스를 타고 무사히 길병원에 도착해 결국 2시간40분 만에 흉부외과 박철현 교수의 집도로 수술이 이뤄졌다. 수술은 성공리에 마쳤고 환자는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다.

한영희 역무팀장은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역무원들이 매뉴얼대로 침착하고 신속히 대처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힘을 보태 기쁘다"며 "코로나19로 모두들 힘들 시기에 따뜻한 사연을 전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정욱진 길병원 진료1부장은 "본인 환자가 아님에도 밤중에 경식도심초음파를 흔쾌히 해준 기증자 병원의 김모 교수와, 대의를 위해 KTX를 2분 멈추는 등 빠른 판단과 협조를 해준 코레일과 광주 송정역 관계자들까지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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