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연수을과 동·미추홀을 선거구의 후보단일화 여부가 이번 총선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달아오르고 있다. 서을 선거구의 미래통합당 박종진 후보와 무소속 이행숙 후보가 지난 7일 단일화를 성사시키면서 이들 지역에서의 단일화 가능성에 지역 정가는 물론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수을은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후보와 정의당 이정미 후보가, 동·미추홀을 선거구는 미래통합당 안상수 후보와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보수와 진보로 나선 이들 후보의 선전이 이어질수록 당선가능성이 멀어진다는 점이다. 다양한 여론조사를 통해 상대 후보의 어부지리 당선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실제 기호일보와 경기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C&I에 의뢰해 지난 3월 29∼30일 양일간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연수을에서는 통합당 민경욱 후보가 39.5%의 지지를 얻어 정일영 후보(31.4%)와 이정미 후보(19.4%)를 모두 따돌렸다. 6∼7일 여론조사에서 동·미추홀을에서는 민주당 남영희 후보가 37.3%의 지지율로 현역인 윤상현 후보(33.0%)를 근소한 차로 제쳤고, 그 뒤를 안상수 후보(17.2%)가 뒤따르고 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지역 원로나 정치권 등에서 단일화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지만, 두 선거구에 나선 후보들 모두 표면적으로는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단일화가 답보 상태인 이유는 후보들 모두 내심 ‘상대 후보 사퇴’를 통한 극적 합의를 바라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지지율 등에서 상대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는 정일영 후보와 윤상현 후보는 꼭 단일화를 이룰 필요가 없다는 생각까지도 내비치고 있다. 두 후보 측 모두 현재까지 상대 후보에게서 공식적으로 단일화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단일화 없이는 이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공유되면서 막판 단일화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두 지역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이 이어지는 만큼 보수 또는 진보진영의 단일화만 이뤄진다면 넉넉하게 승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결국 단일화로 같은 성향의 표를 결집시키지 못하면 상대 진영 후보의 어부지리 당선은 불 보듯 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두 선거구에서는 후보 간 조심스러운 만남이 진행되는 등 물밑 작업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전선거일 직전 또는 늦어도 본 투표일인 15일 이전에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두 지역구 모두 여론조사 등으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돌파구가 필요할 것"이라며 "선거일 전날까지도 단일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 선거구에서 막판 합의로 단일화가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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