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손 소독제 수요가 급증하자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이용한 가짜 소독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예기치 못한 바이러스 창궐로 나라가 어렵다. 난국을 극복해 나가는 데 동참은 못할망정 이를 악용해 이득을 취하는 악덕 상인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바이러스 소독 효과가 없는 제품을 마치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속여 제조·판매해 온 불량 손 소독제 업체들이 당국에 적발됐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가짜 손 소독제를 제조·판매해 오다 적발된 업체는 인천 소재 업체 등 7곳으로, 이 중 3개 업체 물량만 해도 지난 두 달간 소독 성분이 없는 불량 소독제 56만 개(33억 원 상당)를 시중에 팔아 유통시켰다 한다. 모두 소독제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판매되고 있는 소독제를 의심하는 시민들은 없다. 효과가 있는 것으로 굳게 믿고 사용하는 시민들이다. 

소독 효과가 없어 감염될 경우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가정과 직장, 시내버스, 공공장소 등 도처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실시된 전국의 총선 사전투표 장소에도 빠짐없이 손 소독제가 비치됐었다. 만약 가짜였다면 온 국민들은 소독 효과가 없는 맹물을 손에 바른 격이나 다름없다.

손 소독제는 에탄올이 주성분이다. 소독 효과를 보려면 54.7~70%의 에탄올을 함유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소독제의 상당수가 가짜라면 크나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2개 제품의 경우 검사 결과 에탄올 함량이 각각 21.6%, 19%로 사실상 소독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다. 가짜 제품들은 마치 허가를 받은 것처럼 표시하고 상호까지 도용했다. 외관상 진위를 식별하기가 어렵다. 가짜 소독제 유통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당국의 소독제품에 대한 검사가 요청된다. 특히 제조·판매되기 전에 사전 단속이 이뤄져야 하겠다. 사후에 적발한다 해도 이미 가짜 제품을 소독제로 믿고 사용한 후가 된다. 가짜 제품이 근절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확산을 오히려 조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허탈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강력 의법 조치가 뒤따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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