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 비서실 직원들 간 감정 다툼이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시장을 보좌해 공약을 추진하고 올바른 정책결정 업무를 하기 위해 채용된 정무직 공무원들이 뒤에선 편 가르기로 분열을 조장하면서 이 같은 폭력이 빚어져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13일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시장 비서실에 근무하는 A시정분석관이 B비서관에게 대화를 요구하자 B비서관이 밖으로 불러냈고, 이후 A분석관이 소리를 치면서 시작됐다. 이에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양쪽 모두 격분하게 됐고, A분석관이 B비서관을 비상계단으로 밀어 B비서관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변에 있던 청원경찰과 공무원들이 달려와 이 광경을 목격했고 이들을 말리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분을 참지 못한 B비서관이 A분석관을 찾아가 대화를 요구하며 목덜미를 잡기도 했다.

B비서관은 18일에도 비서실로 A분석관을 찾아갔고, 수차례 대화 요구에도 응하지 않자 손으로 A분석관의 얼굴을 폭행해 피를 흘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은수미 시장은 이날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함께 회의를 한 분당제생병원장이 확진 판정을 받자 중원구보건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A분석관은 이후 6일 정도 병가를 냈고, B비서관은 첫 다툼이 벌어지던 날 건강상의 이유로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B비서관은 지난해 말 업무 과로로 공황장애를 앓아 약물치료를 받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B 전 비서관은 "평소 비서실 내 계파 갈등으로 감정들이 쌓였고, 공황장애로 신경이 매우 예민한 상태에서 우발적 폭행이 발생한 것"이라며 "하지만 첫 다툼 중 공황 발작 증세가 발생했는데도 직원들이 오자 그 틈에 나를 계단에서 밀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왜 계단에서 밀었는지 물어보려해도 피하고 있다"며 "사직은 건강 문제로 지난 1월부터 계획하고 있었고, 이 사건과는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A분석관은 "사건 첫날 대화하기로 나갔다가 계단으로 끌려갔고, 실랑이 과정에서 (B 전 비서관이)계단으로 떨어진 것이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 또 안경을 쓴 상태로 맞기도 했다"며 "불미스러운 일이라 고소에 대해선 고민 중이고, 당시 대화하려고 했던 내용은 기억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A분석관은 B 전 비서관을 상대로 건강보험공단에 의료비 구상권을 청구했고, B 전 비서관은 이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보도한 모 언론사와 해당 기자를 상대로 C 전 보좌관과 함께 언론중재위 제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한 상태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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