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과 동반 FA 계약을 맺은 이재영(왼쪽)·이다영 쌍둥이 자매. <흥국생명 구단 제공>
여자프로배구 ‘슈퍼 쌍둥이’ 이재영·다영(24)자매가 ‘분홍색 거미군단’ 흥국생명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두 선수가 프로 무대 한 팀에서 뛰는 건 처음이다. 흥국생명은 ‘왕조 구축’의 토대를 마련하고 2년 만에 다시 통합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 구단은 자유계약선수(FA) 이재영·다영 자매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14일 공식 발표했다. 흥국생명은 3년간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에게 총액 6억 원(연봉 4억 원+옵션 2억 원), 세터 이다영에게 총액 4억 원(연봉 3억 원+옵션 1억 원)을 보장한다. 이재영은 최소 18억 원, 이다영은 12억 원을 쥐는 셈이다.

여자부 6개 구단은 연봉의 투명성을 높이고 현실에 맞게 반영하고자 2020-2021시즌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을 옵션캡 5억 원을 포함해 23억 원으로 올렸다. 시즌 선수 한 명의 최고액은 샐러리캡 18억 원의 25%인 연봉 4억5천만 원, 옵션 5억 원의 절반인 2억5천만 원을 합쳐 총 7억 원이다. 여자부 구단들은 남자부처럼 계단식 샐러리캡 인상(해마다 인상)을 논의할 예정이라 두 선수의 연봉 총액은 증가할 수 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FA 시장 최대어 이재영을 붙잡은 데 이어 국가대표 세터이자 현대건설 소속의 이다영까지 영입해 막강한 공격 라인을 꾸리게 됐다.

전주 중산초, 경해여중, 선명여고에서 내내 함께 뛴 이재영·다영 자매는 2014년 프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처음으로 이별했다. 이재영은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 이다영은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았다.

둘은 개인별 기량도 뛰어난 데다 ‘스피드 배구’에 최적화돼 있다. 키 178㎝의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은 유연한 탄력과 탁월한 운동신경이 장점이다.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빠른 타이밍의 공격으로 상대 블로커들을 효과적으로 따돌린다. 이다영의 플레이는 이재영의 공격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이다영은 국가대표 세터를 지낸 어머니 김경희(54)씨를 닮아 운동신경이 뛰어나다. 세터로는 큰 키(179㎝)에도 빠른 발과 반 박자 빠른 토스로 상대 팀 수비 타이밍을 흔든다.

이러한 두 선수의 호흡은 지난 1월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도쿄 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우승에 앞장서며 입증됐다. 이다영은 대표팀 활동 당시 "(이)재영이와 호흡이 잘 맞아 토스를 올리기에 편안하다"고 말했다. 이재영 역시 "(이)다영이는 점프와 스피드가 좋은 선수다. 빠른 스피드로 토스해 주면 공격이 세진다"고 했다.

흥국생명 구단은 쌍둥이 자매와의 동시 계약 배경에 대해 "승부처에서의 해결사와 무게중심을 잡아 줄 선수가 동시에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에 화답하듯 두 선수는 "시너지 효과를 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올 시즌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FA 세터 조송화는 복수의 팀의 영입 제안을 받은 뒤 IBK기업은행을 선택했다. 세터 라인에 아쉬움이 있었던 IBK기업은행은 조송화의 영입으로 갈증을 풀었다. 다만, 주전 공격수 김희진이 복수의 팀으로부터 입단 제안을 받아 전력 이탈 가능성이 생겼다. 김희진은 여러 팀의 조건을 비교하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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