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인천시당이 4·15 총선 완패로 갈 길을 잃은 모양새다. 분위기를 추스를 실질적 수장마저 사라져 충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21대 총선에서 인천지역 13석 중 통합당 후보가 당선된 곳은 중·강화·옹진 1곳뿐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최종적으로 6곳을 가져오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7곳)과 균형을 맞췄던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패배다.

무엇보다도 각각 인천·경기권역 선대위원장, 인천시당위원장을 맡았던 남동갑 유정복 후보와 동·미추홀을 안상수 후보의 패배가 뼈아프다는 분위기다. 당 중진으로서 의석 확보에 기여하고, 나아가 국회에서 정부여당을 견제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각자의 지역구에서 초선 의원과 여성 정치신인에게 밀려 충격은 더 크다.

일단 시당은 이번 결과가 충격적이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역 정서에 맞지 않는 공천, 일부 후보들의 막말 등이 총선 완패의 원인으로 꼽힌 만큼 이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또 예상보다 적은 의석 확보로 망연자실해 있을 당원 등을 추스르고, 지역 정치인재 발굴 등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당장 2년 후로 예정된 대선과 지방선거다. 당 중진들이 낙선하면서 지역에서 중심을 잡아줄 리더가 마땅치 않아 다음 선거에서도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인천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배준영 당선인은 초선이라 상대 당 중진만큼의 무게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대선과 지방선거 대결의 동력이 될 현직 지자체장도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많다. 인천시의원 역시 민주당 소속 의원은 34명이나 되는 반면 통합당 소속 의원은 2명뿐이다. 국회의원, 시의원, 지자체장 등 어느 하나 통합당이 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요소가 보이지 않는 셈이다. 이는 결국 다음 선거에서까지 무기력한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시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이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고, 현재로서는 분위기를 끌어올릴 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단 당원들을 다독이고, 그동안 갖춰 놓은 조직을 더욱 탄탄히 하는 등 노력해 야당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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